미국인 3명 중 2명 체중 '빨간불'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6-23 11:23 수정일 2015-06-23 11:26 발행일 2015-06-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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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사이즈미(2004)’ 포스터

브릿지경제 김효진 기자 = 한 영화감독이 패스트푸드의 폐단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나선다. 한달 내내 하루 세끼 맥도날드 음식만 먹는 실험을 시작한 지 며칠만에 ‘맥트림’과 ‘맥방귀’를 호소한다. 1주일 만에 몸무게가 5㎏ 늘고 무기력과 우울증까지 느낀다. 죽도록 먹어대는 미국인과 현대인들의 식습관에 일침을 가하는 영화 ‘슈퍼사이즈미’. 이 영화 속 주인공의 닮은꼴들이 늘고 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외식문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생활습관 등으로 미국인 3명 가운데 2명의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나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워싱턴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 결과 25세 이상 성인 가운데 남성의 75%, 여성의 67%가 각각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0년 전 남성의 63%, 여성의 55%가 비만 또는 과체중이었던데 비해 각각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 노년층은 물론 청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몸무게가 늘어났다.

특히 흑인 여성의 비만·과체중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흑인 여성의 경우 비만율이 성별과 인종별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체지방비율이 40 이상인 초고도 비만 비율은 20년 전 8%에서 2012년 17%로 크게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비만과 과체중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자료를 보면 2012년 현재 미국인 6760만명은 비만이고, 6520만명은 과체중이다. 비만 인구가 과체중 인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비만은 체지방비율(BMI)이 30 이상일 때를 말하며, 이 비율이 25∼29.9이면 과체중에 해당한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까지 나서서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고, 더 많이 움직이자는 ‘레츠 무브’ 캠페인을 이끌었다. 전국적으로 영양사들이 직접 환자를 방문해 건강한 식생활을 독려하는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22일(현지시간) 게재됐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