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권에 'FIFA 비리스캔들' 파장 확대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6-22 17:01 수정일 2015-06-22 17:02 발행일 2015-06-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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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효진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부패 스캔들 파장이 글로벌 은행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FIFA 임원들의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차단을 담당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FIFA 임원들의 불법 자금 세탁, 뇌물 수수 혐의 등과 관련해 수상한 금융거래 행위를 감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뇌물 수수 의혹을 받은 FIFA 고위 간부들이 JP모건과 시티은행, HSBC 등 대형 금융회사 계좌를 이용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글로벌 은행들을 상대로 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보도에 따르면 FIFA와 관련된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유럽과 미국 은행들은 각국 당국으로부터 이미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 동부지검의 켈리 커리 연방검사는 “은행들이 불법 자금 세탁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미 법무부가 지난달 27일 FIFA 고위직 9명과 스포츠마케팅 회사 간부 등을 기소한 기소장에는 미국의 초대형 금융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스위스 금융기업 UBS, 스위스 자산관리 은행인 줄리어스 베어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최소 한 곳의 은행은 “FIFA 관계자들의 부패 혐의를 포착해 이들 사업에서 손을 뗐다”고 진술했다.

FATF는 “이번 FIFA 고위 임원들의 스캔들을 통해 금융기관들이 부패와 자금 세탁 행위를 인지하고 위험도 높은 고객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FATF는 “은행권들은 고위 임원들이 연관된 돈거래나 자금 이체 등의 재정 활동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지금까지 드러난 뇌물 수수 등 비리의 대다수가 글로벌 은행권에서 적발되지 않고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