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노조 “매각위로금 달라…우리만 못받아 억울”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6-18 18:36 수정일 2015-06-18 19:13 발행일 2015-06-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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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이나리 기자 = LIG그룹 구자원 회장 일가와 노동조합이 ‘매각위로금’을 놓고 막판 기싸움에 돌입했다. LIG손보 노조는 구자원 회장 일가로 구성된 LIG손보 대주주에게 위로금을 요구하며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 측은 위로금을 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주인 변경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보 노동조합은 KB금융지주 인수와 관련해 구 회장 일가에게 매각위로금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구 회장 일가는 ‘매각위로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공문을 5월 말경 LIG손보 노동조합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보 노조측은 구 회장 등 대주주에게 매각위로금 관련 논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이마저 거부당한 상태다.

매각위로금은 회사가 매각됨에 따라 매각되는 회사 직원들의 상실감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회사가 임의로 지급하는 금품이다. 법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관행적으로 기업 매각시 매각된 기업 대주주가 직원들에게 일정금액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은 과거 한화 인수가 마무리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직원들에게 매각위로금으로 6000만원가량을 지급한 바 있다.

구 회장 측은 매각위로금에 대한 법적의무가 없는데 굳이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한화, 삼성 등도 매각위로금을 지급하는데 왜 우리만 못 받는 건지 억울하다며 구자원 LIG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연일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법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 문제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LIG손보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6월 KB금융지주가 LIG손보 경영권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 미리 매각위로금 지급 논의가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 당시 롯데그룹 등 인수후보 선정에 몰두하느라 이를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달 말경 모든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되는 상황에서 위로금 지급이 이미 물 건너간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KB금융으로 인수가 마무리되는 6월 말까지 위로금 지급 요구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임남수 LIG손보 노조위원장은 “LIG손보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성의표시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업계 관행적으로도 위로금을 주는데 왜 우리만 못 받는 건 억울해 끝까지 위로금 요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