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방문객 수 셈법 지자체마다 특이하네

이병갑 기자
입력일 2015-06-14 14:52 수정일 2015-06-14 14:52 발행일 2015-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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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차량 대수·시간당 입장객·행사장 면적·고기 판매량 기준 등
‘울산 고래축제 방문객 66만명’, ‘울주군 한우불고기축제 방문객 15만명’

울산지역 지자체마다 축제가 끝나면 방문객 수를 계산해 알리고 있다. 수십만명이 왔다가는 축제 현장의 방문객 수를 어떻게 산출하는 걸까.

14일 울산시 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장생포 일원에서 열린 고래축제에 총 66만명이 방문했다.

남구는 장생포로 들오는 길이 2개뿐이라는 것에 착안해 방문객 수를 산출했다.

울산대교 진입로 옆에서 울산항만공사로 진입하는 도로와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에서 장생포초등학교로 들어오는 도로다.

남구는 이 두 지점에 안내원을 배치하고 시내버스나 전세버스는 1대당 70명으로, 승용차는 안에 탄 사람의 수를 확인해 방문객 수를 산출한다. 여기다가 장생포 주민 1300명을 더하면 총 방문객 수가 나온다.

남구 관계자는 “전세버스는 입석까지 포함해 70명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마두희 축제와 북구 쇠부리 축제는 산출 방식이 비슷하다. 두 지자체 모두 전문기관에 의뢰해 방문객을 계산했다.

북구는 행사장인 북구청 광장으로 연결된 입구 4곳으로 들어오는 방문객을 하루 4번 한 시간씩 손계수기로 세고 평균을 낸 다음, 총 개장 시간인 12시간을 곱하는 형태로 하루 방문객을 산출한다.

중구 역시 메인 행사장인 성남동 시계탑사거리 주변 4곳에서 시간대별로 15분간 입장객 수를 손계수기로 센 다음 평균을 내고 여기에 주간인 9시간을 곱한다.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7시 이후는 낮 시간 이용객의 30%가 왔다고 가정해 계산한다.

또 동헌 입구, 큐빅광장, 태화루 주변에서도 메인 행사장과 연결된 4곳 입장객의 20%가 들어왔다고 보고 합산한다.

이렇게 해서 산출한 방문객은 작년 마두희 축제 35만명, 올해 쇠부리 축제 15만8000명이다.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동구의 조선해양축제는 해수욕장의 특성상 출입구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면적당 인원을 계산한다.

가로, 세로 각 5m 안에 있는 인원을 확인한 다음 해수욕장 전체 면적인 3만3000㎡에 적용해 관람객 수를 산출한다.

울주군 한우불고기 축제는 계산법이 간단하다. 행사장에서 판매된 고기의 양으로 방문객을 추산한다.

지난해 10월 KTX울산역 앞에서 열린 축제에 15만명이 방문했는데 고기 15만인분이 팔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문객 수가 곧 축제의 성패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실제보다 많게 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울산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아무래도 축제에 사람이 적게 왔다고 하면 인기 없는 축제로 비칠 우려가 있어 허수는 존재한다”며 “단순히 관람객 수를 따지기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관람객에게 제공했는지 등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평가 방식이 바뀌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