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따지고 또 따져보고 가입하자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6-06 15:50 수정일 2015-06-06 16:02 발행일 2015-06-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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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29개의 경미한 사건이 발생하고 3300개의 사전징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도 처음 감염 환자가 발생했을 때 사소하다고 쉽게 생각하다가 일이 커진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개개인의 건강관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큰 병에 걸리기 전에 몸에는 크고 작은 신호들이 온다. 그러나 이를 소홀히 넘기다가 큰 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도 초기에 간단하게 잡을 수 있는 것을 묵혀놓다가 큰 병이 돼 많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처럼 갑작스런 질병이나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 최근에는 노후보장이나 각종 목돈 마련을 이유로 보험에 들기도 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가정경제의 위기를 대비한다는 점에서 보험은 매력이 크지만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상품가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보험 리모델링
◇실손보험, 여러 개 가입 무의미질병보장을 위해 가장 실속 있는 상품은 실손의료보험이다. 상해나 질병으로 인해 병원치료를 받을 때 내가 낸 의료비의 90%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9월부터 비급여부문은 80%까지만 보장). 그러나 실손보험은 중복으로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개 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단 질병수술비 담보는 건강보험에 중복 가입하더라도 중복보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특정 질병의 발병위험이 높은 상황이라면 건강보험 질병수술비 담보를 비교해보고 가입하면 된다.

실손보험은 기본적으로 보장내용이 비슷하지만 각 보험사별로 특약 선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가입 전 특약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험금 지출 비율 조정 필요보험을 저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큰 착각이다. 만약의 사고를 대비하는 것이지만 저축보다 오히려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보험을 너무 과하게 가입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무리해서 넣은 보험 때문에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도 그동안 낸 돈이 아까워 보험을 깨지 못하고 빚을 내 보험료를 납입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소득과 지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보험금 지출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보험전문가들은 보험료의 평균적인 적정선은 20대의 경우 소득의 5%, 30~40대는 소득의 7%선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만약 이미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를 부담하지 못하겠다면 ‘감액완납제도’를 활용해 보자. 현재까지 납입한 보험료로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보험금은 낮추는 제도다. 예를 들어 현재까지 10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했고, 20년납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받기로 되어 있었다면 감액완납시 약 5000만원으로 보장이 축소되고 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