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대출’ 저소득 가구 7만3000곳…3년새 16% 급증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6-03 14:10 수정일 2015-06-03 14:10 발행일 2015-06-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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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이나리 기자 =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저소득층 가구가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생계를 위해 자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3일 발표한 ‘서민금융 지원 정책과 저소득층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저소득층 중 연 10~20%인 대출을 쓰는 가구는 15만7000가구로 지난 2012년 13만1000가구에 비해 2만 가구 이상 늘었다. 연 20% 이상의 초고금리 대출상품에 의존하는 가구는 3만8000가구에서 7만3000가구로 두 배 정도 급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구는 2012∼2014년 사이에 연평균 9.4% 늘어났다. 그러나 고금리 대출을 받은 가구는 같은 기간에 16.6%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연 20% 이상의 대출을 낀 가구는 38.4%나 늘었다.

이처럼 고금리 대출을 받는 가구의 절반 정도는 생계자금을 위해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생활비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받은 가구 비중은 2013년과 2014년 모두 전체 고금리 대출 가구에서 45.8%를 차지했다. 또 빚을 갚으려고 고금리 대출을 받은 비중은 2013년 7.6%에서 2014년에는 10.1%로 늘었다. 반면 비고금리 대출 가구의 ‘생활비’과 ‘부채상환’ 응답률은 각각 8.8%, 3.5%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해 저소득층 가구의 88.4%는 원리금 상환 때문에 생계를 꾸리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저소득층 가구의 68.9%는 생계 부담으로 실제로 가계지출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 선임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소득 수준이 부족하다 보니 생계형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저소득층 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원금상환을 유도하는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서민금융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