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프리뷰] '써드퍼슨' 복잡한 퍼즐이 들어맞는 순간 영화는 완성된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5-19 14:20 수정일 2015-10-25 21:58 발행일 2015-05-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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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로 시작된 여섯 남녀의 이야기.’ 

결국 답은 영화 ‘써드 퍼슨(Third Person)’ 제목 위에 붙은 이 카피에 있었다.

관객은 저마다의 경험으로 결론을 예측하지만 그 시도 조차 영화 안에서 전개 되는 남자의 이야기 속에서다. 그 남자는 글을 쓰는 소설가 마이클(리암 니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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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드퍼슨’ (사진 제공=플레인 글로벌)

처음에는 연관성 없는 세 연인의 이야기가 혼란스럽게 전개된다. 하지만 마이클의 소설이 완성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로 얽혀 들어간다. 

배우 리암 니슨이 연기한 마이클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 폴 해기스 그 자체를 대변한다. 처음엔 정체를 알 수 없는 글을 쓰는 마이클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그러다 흩어져있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써드 퍼슨’(3인칭 시점)에서 등장인물들을 하나로 엮는 감독의 연출에 감탄하게 된다.

감독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고 ‘크래쉬’로 아카데미 감독상, 각본상을 받은 할리우드 최고의 스토리텔러 폴 해기스다.

그에게 이번 작품은 특별하다.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데만 2년 6개월이 걸렸고 수정도 50여 차례나 거쳤다. 그 결과 뉴욕, 로마, 파리 등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섯 남녀들의 이야기는 더욱 치밀해졌다.  

영화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였다. 주연을 맡은 리암 니슨을 비롯해 ‘그녀’의 올리비아 와일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애드리안 브로디, ‘블랙스완’의 말리 쿠니스 등 다양한 영화로 국내 관객을 만났던 배우들이 폴 해기스의 시나리오에 반해 총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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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드퍼슨’에 출연한 리암 니슨과 올리비아 와일드.(사진 제공=플레인 글로벌)
눈에 띄는 이들은 단연 리암 니슨과 올리비아 와일드가 연기하는 마이클·안나 커플이다. 극 중 소설가 지망생인 안나는 잘나가는 작가인 마이클과 애매모호한 로맨스를 펼친다. 자신을 쫓아 호텔까지 찾아와 사랑을 나누지만 방은 따로 잡는 안나를 마이클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의 알 수 없는 속마음을 따라 영화는 더 깊은 퍼즐의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녀조차 소설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드러날 때 관객은 이 영화의 진가를 깨닫게 된다.

그 외에도 영화엔 이탈리아 로마에서 벌이지는 낯선 사랑, 잃어버린 아들의 양육권을 찾으려는 여인의 외로운 싸움 등 남녀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겼다.

소설과 현실 그리고 영화가 구분되지 않는 그들의 사연은 관객으로 하여금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영화는 오는 28일 개봉할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