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의 적 '비만보다 저체중'… BMI와 사망률 반비례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5-05 16:25 수정일 2015-05-05 17:32 발행일 2015-05-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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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 당뇨 환자가 정상 체중의 환자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영국 헐(Hull) 대학교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비만 패러독스’의 새로운 사례가 제기됐다며 비만이 당뇨의 직접적인 원인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유명 내과전문저널인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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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가 혈당 검사를 하는 모습.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체중증가는 당뇨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비만인 사람들의 경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심혈관계 질환(CVD) 위험을 높인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모집단의 수가 부족했고 조사 기간이 짧은 문제가 있었다. 또 환자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한 객관적 연구가 아닌 설문조사에만 의존한 경우가 많아 신뢰성이 떨어졌었다.

지난해 미국의 유명 의학 전문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도 체중이 증가하는 것과 생존확률 사이에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NEJM이 추출한 모집단 데이터에는 문제가 있었다. 당시 연구팀은 과체중 환자로 분류되는 사람이 아닌 정상 체중 환자 중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로 믿기는 어려웠다.

보도에 따르면 스테판 앳킨과 피에를루이지 코스탄조 두 명의 영국 헐(Hull) 대학교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총 1만 568명의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11년 동안 추적조사를 했다. 연구팀은 ‘신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를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신체질량지수란 신장과 체중의 비율을 사용한 체중의 객관적인 지수로 비만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기준 지표로 이용된다. 연구팀은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비만 진단기준에 따라 과체중을 BMI 25~29.9kg/m2(신장 160cm를 기준 몸무게 66~79kg 정도)로, 정상수준을 BMI 18.5~24.9kg/m2(신장 160cm에 몸무게 49~65kg)로 기준 삼고 조사했다.

과체중
영국에서 과체중 당뇨 환자들이 정상이나 비만인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약 13% 가량 낮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AFP)
조사 결과 체중에 따라 당뇨로 인한 생존율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저체중 당뇨 환자는 조사 기간 동안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정상 체중 환자들보다 사망 위험이 약 3배 정도가 높았다. 과체중 환자들은 생존확률이 가장 높았다. 정상이나 비만인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약 13% 가량 낮았다.

코스탄조 박사는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이나 저체중인 사람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률이 적어 당뇨가 있어도 훨씬 오래 살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명확한 원인 규명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