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위기감 확산… 유럽자금 이탈땐 국내 충격 불가피

김민주 기자
입력일 2015-04-21 14:32 수정일 2015-04-21 18:53 발행일 2015-04-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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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공공기관 보유 현금을 모두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21일 세계 증시는 그리스의 자금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는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연합)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오는 24일과 다음 달 11일 회의에서 그리스 부채협상 문제를 결판 지을 예정이다. 이날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장 5월부터 시작되는 채무상환이 어렵게 되고 그렇게 되면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

디폴트 사태가 일어나면 선진국보다 대외채무가 많은 신흥국이 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도 디폴트 여파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위기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한국시장에서도 자금 이탈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한국에 유입한 외국계 자금 가운데 유럽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럽 자금의 유출에 따른 변동성 확대도 우려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펴는 양적완화 정책이 그리스발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패닉상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역시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경제 체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 충격 강도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신용등급(Aa3) 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린 바 있다. 또 한국은 그리스에 대한 직접적 익스포저가 낮은 편이어서 단기적 불확실성이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디폴트에 따른 충격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리스에 대한 민간 대출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앙은행 위기 대응력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2원 오른 1083.4원에 마감됐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