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험 트렌드 '사망보험금 대신 생전 보장으로'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4-15 16:26 수정일 2015-04-15 16:26 발행일 2015-04-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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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은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종신보험은 가장이 사망했을 때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반면 연금보험은 일하는 동안 꾸준히 보험료를 내다가 은퇴한 이후 노후생활비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 후 경제적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에게 노후생활자금 중요성이 대두되자 죽은 뒤에 받는 사망보험금보다는 가입자 본인이 살아 있을 때 보장해주는 상품에 대중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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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ING생명보험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연도별 보험가입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젊은층의 보험가입이 늘어났고, 이들은 사망보장에 중점을 둔 일반 종신보험보다 중대한 질병 등 생존시 생활보장을 해주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처럼 사후 보장에서 사전 보장으로 보험가입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서로 다른 두 상품의 장점을 합친 ‘연금 받는 종신보험’이 대세가 됐다.

가장이 일하는 시기에 사망하면 유가족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고, 사망하지 않고 오래 살 경우 생전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다달이 연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평균수명 연장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살아 있을 때 보장받는 보험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나온 연금전환 종신보험들은 노후에 새로운 연금 지급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앞으로도 사망보험금보다는 노후생활자금을 대신할 수 있는 보험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 생활·교육·의료비 미리 받는 종신보험

최근 보험사들은 보험금도 생활비 외에 의료비나 자녀 교육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생명의 ‘신한연금 미리 받는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선지급하는 기능을 담고 있다.

해당 특약은 ‘사망보험금 연금 선지급’ 특약으로 가입시 자동 탑재된다. 

연금수령 중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잔여 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하고, 가입금액의 10%는 유족위로금으로 준다. 연금수령 전 사망시 사망보험금 1억원(40세 남자, 월 보험료 23만9590원 20년간 납입, 사망보험금 1억원)을 지급한다.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무)교보New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을 노후 의료비나 생활비로 미리 앞당겨 받을 수 있다. 사망 후 유가족 생활 보장을 위한 전통형 종신보험과 달리 가입자 본인의 생전 생활보장에 초점을 맞췄다.

사망 보험금의 80% 한도 내에서 은퇴 후 필요한 입원비, 수술비 등 의료비를 횟수 제한 없이 미리 받을 수 있다. 주계약 1억원에 가입했을 때를 기준으로 입원시 하루 5만원, 중증 수술시 1회당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노후자금이 부족할 때에는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생활비로 앞당겨 활용할 수도 있다.

생활비도 가입금액의 80% 이내에서 은퇴 이후부터 90세까지 최소 2회부터 최대 20회까지 받을 수 있다. 은퇴 후 매년 건강검진을 받거나 건강에 문제가 없으면 일정 금액을 적립금에 가산해 가입자의 건강관리를 유도하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한화생명의 ‘교육비 받는 변액통합종신보험’은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목돈으로 자금 전환이 가능하다.

은퇴 후 생활자금이나 자녀 결혼자금 등 목돈이 필요하면 보장형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적립보험으로 전환하면 된다. 특히 부분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 보험료 없이 한 개의 보험으로 두 개의 보험(종신 및 저축)을 가입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자녀의 학업기간인 7~22세 사이에 부모가 사망하면 가입금액의 50%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 후 교육비를 매월 별도로 보장한다.◇ 기존 종신보험 특약보다 연금 더 받아

이 같은 연금받는 종신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연금으로 전환시 처음 가입할 당시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해 연금 수령액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전의 일반적 종신보험도 ‘연금 전환 특약’을 통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으나 연금전환 시점의 경험생명표에 의해 대부분 연금 지급액이 결정됐다. 

때문에 종신보험을 가입한 후 나중에 연금 전환을 신청할 때는 평균수명이 늘어나 그만큼 연금 수령액이 줄어든다. 즉 종신보험 가입 시점의 경험생명표로 연금전환을 하는 것이 더 많은 연금을 탈 수 있으므로 최근에 출시되는 종신보험이 더 유리하다.

경험생명표란 보험회사가 3년마다 보험가입자들의 성별과 나이 등에 따른 사망 확률과 생존확률을 정리한 것을 말한다.

이를 기반으로 보험회사는 연금 수령액을 계산한다. 연금보험의 경우 같은 금액이 쌓여있어도 나눠 갖는 생존자가 많으면 동일금액 투자대비 연금 수령액은 감소하는 구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 종신보험에 추가 기능이 들어간 만큼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종신보험은 의료비, 교육비 등을 선지급해주는 추가 기능이 강화됐기 때문에 기존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금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특약이나 옵션을 통해 일부를 선지급하는 구조라서 나중에 유족에게 줄 사망보험금이 줄게 된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기 때문에 보험사의 사업비나 설계사에게 주는 모집수수료를 줄이지 않는 이상 보험가입자가 받는 보험금은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