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시대의 귀환… '경험' 파는 영국 상점들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4-15 14:01 수정일 2015-04-15 14:03 발행일 2015-04-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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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 바늘과의 마찰로 톡톡 튀는 소리가 나던 지름 30㎝의 둥근 원형판 LP(Long Playing Record).

현재 영국 LP 상점들은 음악과 관련된 ‘경험’을 팔면서 ‘LP 붐 현상’을 다시 이끌고 있다.

현재 영국 리즈, 핼리팩스, 허더즈필드, 스킵턴, 쉬플리, 홀름퍼스에는 다양한 인디음악 판매 상점들이 있다.

가장 최근에 뜨고 있는 인디음악숍은 브레드포드에 있는 레코드 카페(Record Cafe)다. 이곳은 에일 맥주 한 잔을 걸치면서 날마다 LP를 사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
영국 청년들이 지난해 19일 ‘레코드스토어데이’ 행사 때 런던에 위치한 한 LP 레코드 샵에서 LP판들을 살펴보고 있다.(AFP)

영국 엔터테인먼트소매상협회(ERA)의 최고경영자인 킴 베일리는 “인디 음반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LP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며 “레코드 매장에 와서 앨범 하나, 하나의 감촉을 느끼고 전축에서 음질 테스트를 해보며 간단한 음료 한잔을 마시는 경험. 이러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인터넷 ‘구매’ 버튼을 점점 멀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LP 붐을 이끌고 있는 음악 장르는 록이다.

과거 밴드 오아시스의 멤버였던 노엘 갤러거가 새롭게 구성한 밴드 하이플라잉버즈는 연일 영국 LP 시장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들의 2집 앨범 ‘체이싱예스터데이’는 지난 2월 25일 발매되자마자 올해 들어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우뚝 섰다. 

재발매된 레드 제플린의 ‘피지컬그래피티’와 악틱 몽키스의 ‘AM’ 역시 그 뒤를 잇고 있고 밥 딜런, 핑크 플로이드 등의 앨범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ERA가 추진하고 있는 LP 할인 행사 ‘레코드스토어데이’는 LP 시장 성장의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 시작돼 매년마다 인디 레코드 업체들의 LP를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다.

영국 음반 판매 집계 회사인 오피셜차트컴퍼니(OCC)가 매주 조사하고 있는 ‘LP판매 톱40’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국 축음기산업협회(BPI)의 젠나로 카스탈도 대변인은 “LP 판매 공식 차트의 도입은 젊은이들에게도 어떤 아티스트와 어떤 음악이 인기가 있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오피셜차트컴퍼니(OCC)의 최근 집계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영국에서만 129만 장의 LP가 팔렸다고 보도했다. 20년 만에 최고 판매량이다.

마틴 탈봇 OCC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LP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70% 급증했다”며 “올해에는 200만 장을 가볍게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