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 몸살 앓는 보험사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4-02 16:34 수정일 2015-04-02 17:14 발행일 2015-04-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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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봄 4월은 보험업계에서 가장 잔인한 달이다.

매년 4월 보험회사 모든 상품이 개정되고, 예정이율 조정 및 신상품 출시가 한꺼번에 이뤄져서다.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도 4월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질병담보, 연금 등의 보장 축소, 연금보험 수령액이 낮아지는 등 보험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상품 개정과 각종 요율 등을 순차적으로 변경하거나 유예기간을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월 중 전상품 개정과 신상품 출시로 인해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보험사 직원들은 업무 과부하로 ‘멘붕’을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4월 초에 신상품이 대거 쏟아지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기 위해 보험사 직원들은 2~3개월 전부터 새벽 출근과 철야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31일 열린 보험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배형국 신한생명 부사장도 “4월 1일에 모든 생보사 상품 개정의 일괄 적용으로 이를 준비하기 위한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져 상품개발에 창의성도 부족하다”며 “고객들도 갑작스런 큰 변화로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상품과 이율 개정 등에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객들에게도 부담을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4월 이후부터 보험료가 변동되거나 보장이 축소되는 등 보험 변경사항이 발생된다.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 장기보험도 예정이율이 떨어져 보험료는 6~7%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회사가 가입자들의 보험료 지급이 발생될 때까지 운영하는 수익률로 예정이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저렴해지고, 예정이율이 낮으면 보험료는 오른다.

특히 올해 4월에는 3년에 한번씩 바뀌는 경험생명표가 새롭게 적용돼 보험료가 인상될 예정이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별 사망률과 잔존수명 등을 예측해 만든다. 4월에 반영될 제8차 경험생명표는 남녀모두 평균수명과 암 발생률이 증가해 보험료가 최대 20%까지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고객과 보험사 모두를 위해 순차적인 상품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 상품 검증을 맡고 있는 보험개발원 관계자도 “보험사들의 4월 전상품 개정과 신상품 출시로 인해 수천 개의 상품 검증이 몰리고 있지만 담당직원은 10명에 불과해 2~3달간은 야근 등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품개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되면 보험사들이 상품을 만들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뭔지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