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의 '진화'… 사망보험금 담보로 연금 받는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3-30 18:14 수정일 2015-03-30 18:14 발행일 2015-03-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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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 연금전환 종신보험 첫 출시

생보사들이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을 출시한다.

연금과 종신보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은퇴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평균수명은 증가하고 있지만 은퇴시점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현재 은퇴시장에서 종신보험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신한생명]신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2
신한생명은 30일 ‘신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신한생명 제공)

평균연령이 늘어나면서 필요성을 느끼는 소비자가 적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종신보험은 가장이 사망했을 때 남겨질 배우자나 자녀를 위한 목돈에 사용됐다. 

그러나 평균연령이 늘어나면서 자녀가 경제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면서 ‘꼭 필요한 상품’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생보사들은 새로운 형태의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을 출시, 금융소비자 소득공백기를 지켜주는 상품에 초점을 맞춰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3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오는 4월부터 ‘신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한다.

상품가입자는 연금 개시 전까지 사망에 대한 보장을 받는다. 은퇴 이후 소득이 줄어 생활자금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 연금으로 전환해 소득공백을 메울 수 있다.

예를 들어 40세 남성이 사망보험금 1억원, 미래설계자금 미적용, 65세부터 연금 선지급(전환비율 50% 선택), 연금지급기간 15년으로 신청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이 남성은 연금수령 전에 사망하면 사망보험금 1억원이 지급된다. 연금수령 기간 중 사망하게 되면 잔여 사망보험금과 유족위로금 10%를 받을 수 있다.

이 남성이 65세부터 연금을 수령하면 해당연도 연금액은 연간 161만8500원이 된다. 매월 약 19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은 1억826만6000원이다.

연금액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이에 반해 사망보험금은 줄어든다. 경과연도 10년째인 74세의 연금액은 198만9500원인 반면 사망보험금은 8747만2000원이 된다.

연금을 수령했다고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 남성이 74세에 사망하면 연금액과 함께 사망보험금인 8747만2000원을 수령할 수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과 유사한 방식”이라며 “연금 선지급 기능으로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사망자산과 연금자산을 안전하고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연금전환 종신보험은 연금전환시 종신보험을 해약해 환급금으로 연금을 재가입하는 형태라 납부한 돈에 대비해 환급률이 80~85% 수준으로 낮다”며 “반면 이번 종신보험 상품은 사망보장과 연금을 균형 있게 합친 것으로 기존 연금전환 종신보험에 비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생명을 시작으로 교보생명도 4월 중에 이와 유사한 종신보험을 내놓을 계획이다. 농협생명은 기존 종신유니버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KB생명은 상품 설계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