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할인 확대에 중소 손보사들도 울며 겨자먹기 조정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3-29 16:28 수정일 2015-03-29 17:53 발행일 2015-03-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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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들 할인폭 놓고 ‘눈치싸움’
“차 적게 타면, 보험료도 덜 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러한 생각이 현실이 됐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가 지난 16일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 폭을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할인 폭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일리지 특약으로 보험료를 줄일 수 있지만, 중소형 보험사들은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삼성화재와 비슷하게 할인 폭을 맞추고 있어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이 줄줄이 마일리지 특약 할인 폭을 확대 적용하거나 이를 검토 중에 있다.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은 오는 4월26일 책임개시계약부터 주행거리 고지방식(사진 전송) 후환급 기준으로 3000㎞ 이하는 현행 11.9% 할인에서 16.5%로 4.6%포인트 할인 폭을 넓힌다. 5000㎞ 이하는 8.8%에서 13.6%로, 1만㎞ 이하는 5.6%에서 10.6%로 상향 조정된다. 동부화재도 최근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폭을 확정, 오는 4월 16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이미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4000㎞ 이하 주행 시 11%에서 15%로, 1만㎞ 이하 주행시 6%에서 10%로 각각 4%포인트 확대한 바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마일리지 특약을 활용할 수 있는 고객들은 차를 적게 타기 때문에 사고율과 손해율도 적은 편”이라며 “이런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것은 적절한 것이고 우량 고객을 확보하려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3년 한해 자동차보험 할인형 상품인 마일리지 가입자 손해율은 60.6%로 마일리지 특약 미가입자(77.6%)보다 17%포인트나 낮았다. 이는 연간 자동차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사고율과 손해율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가 지난해 처음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1위(매출액 기준)를 달성하면서 선도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강력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차보험 시장점유율 1~3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사들이 줄줄이 할인 폭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한 상황인데 할인율까지 높이는 것은 부담된다고 고민하고 있다. 할인율을 키우자니 부담감도 커지고 그렇다고 할인율 조정을 무시하기에는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형 손보사들은 할인폭을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인지와 할인 없이 손해율을 관리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할인폭을 확대함에 따라 가격 경쟁에서 뒤처저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다른 손보사들도 할인율을 울며 겨자먹기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사들은 할인폭을 얼마나 확대할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