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로 '성장과실' 쏠림현상 심각

김태구 기자
입력일 2015-03-29 15:53 수정일 2015-03-29 15:53 발행일 2015-03-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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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5대 제조업종 분석
대기업, 협력사와 영업이익률 격차 3배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제조업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제조업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협력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제조 협력업체의 경영성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 성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은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 기업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후방 지원을 맡은 협력업체들은 수익성이 저하되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도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국내)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7%에서 2009년 7.2%, 2010년 11.0%, 2011년 8.1%, 2012년 13.1%, 2013년 13.8%로 높아졌으며, 이와 함께 영업이익도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6%, 6.4%, 7.2%, 4.5%, 4.2%, 4.2%로 오히려 후퇴했다. 협력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현대차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8년 8.2%, 2009년 9.7%, 2010년 10.0%, 2011년 9.3%, 2012년 9.9%, 2013년 9.3%를 기록했다.

그러나 비계열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3.6%, 3.3%, 5.4%, 4.2%, 3.6%, 3.3%로 계열 부품사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항구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이로 인한 국내 제조업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대기업과 달리 협력업체들은 성장의 과실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대기업 계열사들의 수익성 저하가 관련 기업의 고용, 연구개발(R&D) 투자 둔화와 함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며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구 기자 kt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