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마크 로스코전, 보험료 상당하지만… 그림의 떡"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3-26 18:11 수정일 2015-03-26 18:11 발행일 2015-03-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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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화가 ‘마크 로스코’ 전시회가 지난 23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마크 로스코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점 중 6점이 포함될 정도로 고가다.

해외에서 작품을 가져와 전시회를 할 때는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 이동할 때나 전시 중에 파손 또는 분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로스코전

그래서 전시회에는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한 보험 가입이 필수다. 

특히 이런 ‘비싼’ 그림 전시회는 그 보험료도 어마어마 하다. 따라서 보험사 입장에서 전시회는 보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이번 마크 로스코전 보험에 국내 보험사는 참여하지 못했다.

26일 미술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마크 로스코전 보험가입과 관련 국내 보험사는 거론되지도 않은 채 해외 보험사에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로스토전 보험평가액은 2조5000억원 규모로 국내에서 열린 전시회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여기서 2조5000억원은 만에 하나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에서 전시 주최 측에 물어줘야 하는 액수다.

보험업계에서는 2조5000억원이라는 보험평가액을 감당하기에는 국내보험사들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예술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해외 작품들이 국내에서 전시될 때 국내 보험사들이 재보험사와 함께 보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이번 마크 로스코 전의 경우 보험평가액이 사상 최대 규모라 보험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은 예술작품에 대한 보험요율 등을 산정할 수 있는 미술품보험 전문가 확보 등 관련 시스템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잘 갖춰져 있지 않다”며 “이 때문에 주로 해외 보험사 등을 통해 보험가액 산출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즉 예술품 보험가액이나 보험료를 산정할 때는 예술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환산해야 하는데 해외에 비해 이러한 경험이 적은 우리나라가 보험가액 산정에 있어 경험도 부족하고 공신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작품가액이 큰 유명 전시회의 경우 한 보험사에서 단독으로 맡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리스크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여러 보험사가 나눠서 보험을 받는다.

이를 다시 재보험에 들어 리스크를 헷징한다. 보험 형태는 작품의 해외 이동시 운송 리스크 방지를 보장하는 운송보험과 전시시 리스크를 담당하는 전시보험 등이 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