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지난 5년간 기업사냥 비용 '29조원'

김태구 기자
입력일 2015-03-25 10:57 수정일 2015-03-25 18:01 발행일 2015-03-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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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개사 M&A, 10대그룹 78%…건수 ‘CJ’ 금액 ‘현대차’ 최고

국내 30대 그룹이 지난 5년간 203곳 인수합병(M&A)하는데 29조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활발한 M&A를 벌인 곳은 36개 기업을 인수한 CJ그룹이었다. 인수금액면에서는 현대건설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이 5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3o대그룹

2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2010년부터 2015년 2월까지 5년 동안 30대 그룹의 국내외 인수합병 현황 결과에 따르면 계약체결을 기준으로 총 203건, 29조1900억원 규모의 M&A가 성사됐다. 특히 10대 그룹은 전체 M&A 건수의 44%, 인수금액으로는 78%를 차지했다.

이중 CJ는 2010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온미디어와 2012년 대한통운 등 36개 기업을 인수, 가장 활발한 M&A를 벌였다. 업종도 방송서비스업을 비롯해 물류, 소프트웨어,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롯데는 16개 기업을 인수해 그 뒤를 이었고 SK와 LG는 나란히 15개 기업을 계열 편입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14곳), KT(11곳), 신세계(10곳) 등이 10개 이상 기업을 인수한 그룹이었다.

금액상으로 보면 현대차그룹이 5년간 2개 기업을 인수하는데 5조2000억원을 지불하며 가장 많은 돈을 사용했다. 2011년 3월 인수한 현대건설이 4조96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2012년 3월에는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을 240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 비리 혐의로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는 4조1600억원을 들여 9개 기업을 인수하며 그 뒤를 이었다. M&A 기업은 9곳으로 2010년 10월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이 3조38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9월 인수한 포스파워가 4840억원이었고, 최근 부실기업 고가 인수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이 1600억원으로 인수가격이 높았다.

SK와 롯데는 각각 3조8300억원(15곳)과 3조3500억원(16곳)으로 3, 4위를 차지했다.

SK는 덩치가 큰 하이닉스(3조3700억원) 인수로 상위에 랭크됐고, 롯데는 하이마트(1조2500억원), 현대로지스틱스(6000억원), 롯데스퀘어(5200억원) 등 인수기업의 절반가량인 7곳의 인수대금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현대중공업이 3조900억원(5곳)으로 5위를 차지했고, M&A 건수가 가장 많았던 CJ는 2조8100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세계(1조8400억원, 10곳), 삼성(9900억원, 14곳), LG(8750억원, 15곳), GS(7540억원, 9곳)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30대 그룹 중 두산과 에쓰오일은 5년간 M&A 실적이 전무했고 영풍은 M&A 이력은 있지만 보고서에 인수금액을 공시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KT렌탈과 삼성테크윈 등은 현재 M&A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여서 인수 그룹으로 거론되는 롯데와 한화의 M&A 실적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김태구 기자 kt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