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친환경 농산물 급식… 방사능 덩어리(?)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5-03-17 08:00 수정일 2015-03-17 09:04 발행일 2015-03-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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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지역 99만∼330만원 저가 방사능 측정기 보유, 학생 건강 외면

경북도가 친환경 농산물로 학교 급식의 ‘질’ 개선을 꾀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급식 방사능 오염에 대해서는 손을 놔, 학생들의 건강이 ‘벼랑 끝’에 섰다.

현재 지역 학교 급식에 대해서는 방사능 오염 측정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돈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는 도는 학생들의 급식 안전은 외면한 ‘전시행정’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천 성의중학교와 아포중학교, 구미 전자공고 등 3개 지역 8개 학교와 예천군, 고령 교육청 등 일부만 방사능 측정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마저 99만원에서 330만 원 정도의 저가 장비로 식품 방사능 측정에는 적합하지 않아 측정 결과 역시 무의미 한 상태다.

17일 경북 녹색당에 따르면 지난 9일 일본 후쿠시마 핵 참사 4주기를 맞아 보도자료를 내, “경북지역 학교에 대한 급식이 방사능 오염에 대해서는 무방비로 일관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경우 식품 방사능을 측정키에 부적합한 장비를 이용하는 등 헛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또 “경북교육청을 상대로 학교 급식 방사능 점검 실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급식 방사성 물질 측정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 측정 내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보 부존재 통지를 받았다”면서 “경북지역 학교급식 방사능 오염에 대해서는 무방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 장비를 이용해 급식 방사능에 대한 오염 실태를 검사한 결과, 2013년 예천 초교에서만 미량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을 뿐 나머지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도의 한 초등생 학부모 유모(42)씨는 “먹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얼마나 우리 자녀들이 안전하고 질이 좋은 급식을 이용하는지가 학부모들의 모든 공통된 관심사”라며 “경북도와 경북교육청 모두가 관광이나 행사에만 예산을 펑펑 쓰지 말고 진정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이같은 방사능 측정기 기기와 같은 구입에 조금만이라도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북 녹색당 관계자는 “방사능 식품에 의한 피해는 성인보다 초중고생 등 어린이, 청소년이 더 크게 받는다”면서 “경북지역의 경우 급식에 대해서는 실질적 점검이 가능한 급식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하고 조사를 벌여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 FTA농식품유통대책단 한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더욱 질 좋고 안전한, 맛있는 급식을 제공키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토록 적극 권장하는 한편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 학교 급식팀은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더욱더 좋은 질의 농산물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