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선진국 엇갈린 통화정책… 세계경제 위험에 빠질수도"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3-12 17:36 수정일 2015-03-12 18:05 발행일 2015-03-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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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의 가치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에 경고를 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라가르드 총재가 “현재 미국과 엇갈린 유럽연합(EU),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으로 세계 경제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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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정책(IMF) 총재(왼쪽)가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 집무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신화=연합)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하는 동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 조정과 같은 더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으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은 계속해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과 같은 통화정책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달러가 유로화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1유로가 1달러와 같아지는 패리티(Parity)현상을 넘어 2017년까지 1유로가 85센트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점친 상태다. 실제로 지난 11일 유로가 1.05달러 밑으로 추락한 현상이 12년만에 처음 벌어졌다.

미국은 지난해 양적완화(대규모 채권매입)로 경기부양정책을 끝냈다. 연준이 올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연준은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중이다. 긴축정책이 당분간의 기조가 될 전망이다.

반면 ECB와 BOJ는 본격적으로 대규모 채권 매입 등 ‘돈풀기’ 정책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은 디플레이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정반대의 통화정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은 소비 및 투자 저하를 부추겨 경기를 위축시킨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과 EU, 일본의 서로 다른 통화정책으로 인해 특히 달러 표시 채권을 광범위하게 발행한 나라나 기업들이 크게 고통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존은 변환점에 있고 미국과 영국은 경제가 반등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러시아의 예상치 못한 약세가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IMF는 이사회를 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175억 달러(약 19조7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추가 지원안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동부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날 승인된 지원안은 긴급 지원금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를 포함한 4년짜리 구제금융 프로그램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새로운 4개년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 경제가 즉시 안정성을 확보하고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한 경제 구조개혁을 가속화시킨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