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이에 급급한 직업학교, 취준생 불편 외면 '말썽'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5-03-10 08:00 수정일 2015-03-10 16:48 발행일 2015-03-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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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잘못된 공고문 해석 역시 취업 희망자 몫”

“경북 포항의 A직업전문학교 공고문만 믿고 자격증을 취득하려다 보니, 산업기사 취득의 경우 학력에 대한 자격 요건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괜히 망신만 당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기 기능사 자격을 딴 대구 남구의 김모(48)씨는 최근 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전기 관련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을 ‘맘’ 먹었다.

공고문만 믿고 자신감을 얻은 김씨는 해당 직업학교로 전화를 해,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에 대한 상세한 상담을 받았다.

공고문 어디에도 산업기사 자격 취득에 대한 학력 조건은 기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담을 받던 김씨는 A직업학교 관계자와 통화에서 “국가기관 전략산업직종 훈련으로 국비 지원 돼 아무런 조건이 없으니, 산업기사 자격증 부문도 방문해 입학하면 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하지만 산업기사 자격증은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로 기능사 자격을 취득 후, 2년이 지나야 시험을 볼 수 있다.

김씨는 고교 졸업자로 전문대 학력이 없어 산업기사 시험을 볼 수 없다.

이처럼 정부의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 포항의 A직업학교가 ‘돈벌이’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공고문조차 발행치 않아 취업 준비생들을 우롱하고 있다.

이 학교는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의 평가 등을 거쳐 학생들의 교육 훈련비와 훈련 장려금, 운영비 등 명목으로 매년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직업학교와 관련된 예산 지원이 이곳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관계자의 ‘몫’인 셈이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직업능력개발팀 한 관계자는 “공고문을 확인해 보니, 크게 잘못된 부분은 확인치 못했다. 민원인이 제대로 확인치 않고 이 학교 입학을 하려다보니 생긴 문제점으로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오해의 소지’도 있어 해당 직업학교에 이와 관련 지도를 통해 조치를 하겠다”고 해명했다.

감독 기관이 취업을 희망하는 교육생들의 불편은 외면한 채, 예산을 지원받는 직업학교에 대해서만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민원인 김씨는 “어떻게 국가 예산을 받는 직업학교가 잘못된 행정을 했는데도 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이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학교쪽 편만 드는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공고문에 대해 직업학교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정확한 자격 요건 등을 기록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냥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렇게 신입생 모집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포항 A직업학교 한 관계자는 “공고문에 대한 민원인 입장에서 볼 때, 약간의 오해 소지도 있어 곧 조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겠다”며 “하지만 특별한 잘못은 없는 것으로 판단이 되며, 민원인 자체도 기본 지식도 없이 이렇게 무턱대고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정당한 방법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항고용센터 김민규 팀장은 “A직업학교에 대한 1년에 2회 정기적 점검을 통해 곧 이 같은 문제를 바로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포항 = 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