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할배의 날' 경북의 웃음꽃 핀 3代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5-03-10 07:00 수정일 2015-03-10 08:56 발행일 2015-03-09 99면
인쇄아이콘
전국 첫 조례, 가족공동체 회복의 날 꾀해
할매 할배의 날
‘할매 할배의 날’ 포스터.(사진제공=경북도청)

매월 마지막 토요일, 웃음기 없던 경북지역 시골집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평소 인적이 드문 시골집에 모처럼 할매 할배와 손자 손녀의 웃음소리가 길거리를 가득 메웠다.

경북 시골집 곳곳에 삼대(三代)가 모여, 가족간 사랑의 ‘情’이 싹트고 있다.

곧 경북지역 시골집 곳곳에서 쉽게 눈에 뛸 모습이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공약으로 추진한 ‘할매 할배의 날’이 조례를 제정한 지, 6개월이 지나 제자리를 굳혀가는 모습이다.

급속한 노령화와 핵가족화로 빚어진 노인 문제와 인성 부재의 현상 등을 조부모와 손주간 만남으로 해결키로 했다.

이날을 세대간 의식, 문화 등에서 소통을 하고,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조부모님을 찾아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격대교육’의 날로 정했다.

격대교육은 할아버지가 손자, 할머니가 손녀를 맡아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하는 교육을 말한다.

할매의날3
1월 31일 대구시 동성로 일대에서 대구·경북 8개 기관단체장이 모여 ‘할매 할배의 날’ 조기정착을 다짐하는 ‘길거리 캠페인’을 열었다.(사진제공=경북도청)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25일 지역 3대 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천문화회관에서 선포식을 가졌다.

이틀 후에는 가족 공동체 회복을 꾀하기 위해 전국 첫 조례로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김관용 경북지사와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선포문을 통해 인성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구현을 목표로 손자 손녀가 조부모님을 찾아가 삶의 지혜를 배우고 소통하는 날로 밝혔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조부모와 손주간에 만남을 통해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가족 공동체가 회복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전통적인 가정이 해체가 돼 쌓이는 세대 간 벽을 허물키 위해 ‘만남과 효(孝) 실천’의 새바람으로 ‘할매 할배의 날’이 제정됐다.

경북도 노인효복지과 장미정 T/F팀 관계자는 “최근 토크쇼에서 가족의 범위를 3세대에 의견을 묻자 ‘같이 살지 않으면 가족이 아니다’는 답변이 30%를 차지했다”면서 “세부적인 가족공동체 회복을 꾀하기 위해 지역 종교단체, 기업체, 대구시, 대구시의회, 시교육청 등과 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할매 할배의 날’ 제정에 따른 성과는 보이지 않지만 계속 이어져 가족공동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어르신들은 손주들과 소통을 통해 외로움을 잊고, 아이들은 가속화되고 있는 물질 만능주의와 핵가족화 속에 왜곡되고 있는 정서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할매·할배의 날이 지역에 정착되고 전국으로 확산돼 경북이 대한민국 격대문화의 발상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도민들과 출향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부모님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할매 할배의 날’은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관료 묵재 이문건(성주, 1494~1567)이 16년간 손자 양육을 기록한 ‘양아록’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경북 = 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