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경북도 쌀… 홀대 정책에 속 썩어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5-03-08 09:17 수정일 2015-03-08 17:26 발행일 2015-03-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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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2014년 ‘경북 6대 우수브랜드 쌀’.(사진제공=경북도청)

김관용 경북지사가 지역 쌀 브랜드의 유통 등 판로 개척에 손을 놔, 쌀 생산량이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대형 유통매장이나 백화점 등 제대로 된 국내 판로를 개척치 못해 경북지역 쌀이 남아돌고 있다.

특히 지역 학교 및 관공서에서조차 브랜드 쌀 가격이 높아 급식 등에는 전혀 사용치 못하는 형편이다.

경북 의성에서 농사를 짓는 여모(64)씨는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면 척척 알아서 유통 업체 등에서 나와 매입을 해가면 좋을 텐데, 그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김관용 지사가 농업에 대해서만 왜, 이렇게 홀대 정책을 펼치는 지 농민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꼬집었다.

도는 지역 200여개 쌀 브랜드 가운데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농업기술원 평가를 통해 ‘경북 6대 브랜드 쌀’을 선정, 1억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우수 브랜드 쌀 경영체에 체계적인 홍보 및 마케팅 비용 지원으로 경영비 부담을 덜고 경북 쌀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로 대외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하지만 브랜드 선정에 대한 자체 조사가 농산물품관원과 농기원이 맡아 처리하면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는 빠졌다.

매출액 20억 원 이상 브랜드 쌀을 대상으로 완전립 비율, 투명도 등 9개 분야 외관상 품위 평가와 단백질 검사 등을 통한 3개 분야 식미 평가로 브랜드 쌀을 선정하고 있다.

도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맛’에 대한 평가는 물론 명품 쌀 육성에 대해서도 외면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한국식품연구원을 통한 조사가 정확하지만 품관원이나 농기원 평가도 믿을만하다”면서 “서울 및 수도권 유통매장이나 백화점 등지의 판로 개척은 현재 경북도 자체적으로 꿈도 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 브랜드 쌀은 현재 대형 유통업체가 하나로마트 등지에 자체 매입해 공급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북도는 경북 쌀 우수 브랜드 홍보 및 마케팅 지원에 연간 1억2000만원 예산만을 세운 형편으로 더 이상 예산지원 등 판로 개척 등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수원의 백화점 한 관계자는 “쌀을 생산하는 수도권 및 전국 지자체는 수십 번 매장을 찾아와 쌀을 판매 및 홍보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해 달라고 목을 메고 있는데 경북도의 경우 그런 경우가 전혀 없었다”면서 “명품 쌀도 아닌 브랜드 쌀 부스를 채우기 우해 우리 회사 관계자들이 경북도를 찾아 부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 역시 “다른 지자체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지가 입점하는 조건으로 지역 쌀 홍보 및 판매 부스 조성을 조건으로 거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이와 반하는 정책을 펴는 경북도가 농민 살리기 정책에 손을 놔, 빚어지는 괴이한 현상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북 = 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