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홀보다 장례식장이 더 효과적"…경북새마을회관 운영 놓고 다툼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5-03-03 07:22 수정일 2015-03-03 09:09 발행일 2015-03-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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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사 '치적쌓기'로 운영 점수 '낙제'
경북새마을회관
최근 경북도로부터 개선공사에 대한 보조금 6억원을 받아 공사를 벌이는 경상북도 새마을회관 모습.

“경북새마을회관(이하 회관)은 웨딩홀이나 운동시설 용도보다는 장례식장 영업에 딱 맞는 입지 조건을 갖춰 오히려 장사시설이 들어서면 더욱 큰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2일 오전 경북새마을회(이하 새마을회) 한 직원이 공사가 한창인 텅 빈 회관을 보며 꺼낸 첫 말이다.

이처럼 회관 위치 선정을 놓고 벌어졌던 경북새마을회 다툼이 결국 현실화 됐다.

새마을회가 자립경영을 꾀한다며 경북도와 구미시 등으로부터 60억 원 지원을 받아 세운 회관이 결국 8년 만에 전면 개선공사에 들어갔다.

새마을회는 당시 자부담 50억 원을 더해 전체 사업비 110억 원 가운데 회관 건물 신축에만 70억 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시공업체가 공사비 일부를 못받아 법원 경매를 신청하면서 새마을회가 급하게 이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변제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개선공사비 6억 원을 경북도에 손을 벌려 이 건물 1·3층에 웨딩홀 사업 임대를 주기로 했다.

2월 18일부터 시작된 리모델링 공사는 다음달 20일 공사를 끝내고 대전과 경기도 안산 업체가 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다음달 준공과 동시 영업을 시작할 웨딩업체와는 아직까지 세금 문제에 대한 법인 설립 등으로 제대로 된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일선 시·군 새마을회 한 관계자는 “어떻게 상황이 여기까지 왔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렵게 모은 각 시·군 기금 등이 어떻게 제대로 쓰여줬는지도 제대로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미시 사곡동 산 24-17번지에 1만 6500㎡ 부지 7372㎡ 연면적을 갖춰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수영장과 새마을역사관, 새마을유아원, 강당 등을 갖춰 2008년 건립됐다.

그러나 회관은 도심과 떨어진 ‘ 나 홀로 건물’로 이용객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가 당초 임차업체들이 개업만하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입회비만 받아 잠적하는 사태가 반복돼 제대로 된 회관 수입은 없었다.

경북지사가 처음부터 상징적 건축물로 자신의 ‘치적 쌓기’에 이용하려다 보니 산 한가운데 자리를 잡은 회관 이용객은 아주 드문 상태다.

결국 새마을회가 회관을 준공한 2008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2000만∼3000만 원씩 적자를 내, 당초 계획한 해외연수생 상대 새마을운동 우수성 홍보사업과 각 시·군 자립 지원사업은 제자리에 멈췄다.

경북새마을회 한 관계자는 “2013년 첫 부임해 와보니 정말 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물이 장기 공실 상태로 방치된 상태였다”면서 “경북새마을회관 정상 운영을 위해 입찰로 웨딩 업체를 지정,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곧 정상적 영업으로 임대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에 사는 상인 유모(38)씨는 “수십억 원 예산으로 세운 회관을 또다시 수억 원 들여 리모델링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되는지, 산 한 가운데 세워져 자기들만의 독립된 왕국이나 마찬가지인 회관에 왜 이렇게 수십억 원 혈세를 사용하하는지 경북도 역시 철저한 검증의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회관 개선공사에 대한 교부신청이 지난해 경북새마을회로부터 들어와 6억 원 예산을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했다”면서 “도비 지원에 대한 사용 내역은 철저하게 예산 회계 서류 등을 바탕으로 감독 및 경영지도로 원활한 운영이 되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북 = 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