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ECB, 양적완화 추가 정책 조치 없을 것으로 보여"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3-02 18:10 수정일 2015-03-02 18:10 발행일 2015-03-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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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FINANCE-ECB-EURO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조만간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ECB가 신중론을 펼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1일(현지시간) ECB가 오는 5일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의 수도 니코시아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3월에 시작하는 전면적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정책 조치는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발표한 QE 프로그램 이후 첫 회의다. 앞서 드라기 총재는 ECB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 각국 중앙은행들이 매달 600억 유로(약 73조9800억원)씩 총 1조1400억 유로(약 1435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채권을 매입하는 등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QE 종료기간은 최소 내년 9월까지이며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지속가능한” 개선 흐름이 나타날 때까지 지속된다.

이번 통화회의에 대해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퀀 애널리스트는 “ECB가 본격적으로 QE 이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눈에 띄게 악화되지 않는 한 양적완화 정책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마이클 슈버트 이코노미스트는 “몇 일 뒤 ECB와 각국 중앙은행들이 실제 매입에 나서므로 ECB가 관망세(wait and see)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의가 끝난 뒤 드라기 총재는 QE의 결말이 열려 있다(open-ended)고 강조할 것”이라며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 추가 조치에 대한 시장의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도에 따르면 ECB는 이번 회의에서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발표한다.

신문은 “유로존 경제가 저유가 등의 요인으로 회복세를 띠고 있어 유로존 내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이번 회의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2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5를 기록했다. PMI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크게 떨어진 유가 전망치로 인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다시 한번 하향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LB의 요하네스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QE 프로그램의 예상된 효과가 처음으로 반영된 전망치가 나타날 것”이라며 “2016년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QE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곧 얻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우선적인 논의 사안 중 하나로 최근 구제 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한 그리스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그리스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ECB에 의존해왔으나 최근 ECB는 그리스 국채를 더 이상 담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그리스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이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LA는 ECB의 정상적인 유동성 공급 방식과 달리 유로존의 각 중앙은행이 ECB의 승인에 따라 불량은행들에게 높은 이자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로 확실히 동의할 때까지 ELA는 그리스 시중은행들의 유일한 자금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브릿지경제 =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