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외톨이?… 위기에도 이유 있는 '중국 대세론'

문은주 기자
입력일 2015-02-23 16:37 수정일 2015-02-23 19:03 발행일 2015-02-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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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열린 중국 춘제 행사에서 한 소년이 용 인형 안에 들어가 있다.(EPA=연합)

‘양의 해를 맞아 용의 세기가 열리고 있다’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21세기는 결국 용으로 상징되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경제 수치 상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전쟁터에서는 중국의 외로운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강 경제국인 미국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가속화하고, 인도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는 수위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관련 여론도 악화일로에 있다. 하지만 당분간 중국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만만치 않다. 일단 중국은 지리적으로 ‘천운’을 가졌다. 북쪽에는 러시아가, 서남쪽으로는 인도 · 아프가니스탄이 위치해 있다. 어느 쪽으로 눈을 돌려도 돈이 되는 대어를 낚기가 수월한 환경이다. 베이징·모스크바 간 고속철도 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러시아 일간 라시스카야 가제타는 최근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잇는 7000km 길이의 고속 철도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철도 건설에 최장 1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이 사업을 발판 삼아 고속 철도 기술을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계산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인도와 함께 구상하는 ‘신 실크로드(New Silk Road)’를 통해 유라시아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야망도 엿보인다. 중국 동남쪽 바다 아래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다. 확인된 석유 매장량만 77억 배럴에 이른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자원 개발에 착수하고 무리해서 인공섬을 건설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주변국과 얼굴을 붉히면서도 쉽게 손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다 중국 · 미얀마 간 송유관이 개통되면 중국 석유 사업은 더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중국 윈난성과 미얀마를 잇는 송유관 사업을 통해 중국의 석유 수입 경로 지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점쳤었다. 현재 중국 석유 수입량의 80%는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들어오고 있다. 제품 생산력도 중국이 가진 무기 중 하나다. 에어컨, 컴퓨터, 휴대폰 등 전 세계로 팔려 나가는 제품 10개 중 7~8개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중국은 여전히 말 그대로 ‘세계의 공장’이다. 값싼 노동력과 저렴한 제작 환경 등은 다른 국가에 비해 중국의 큰 매력으로 비춰졌다. 중국에서 돌아가는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인원만 1억 3000만 명에 이른다. 생산량도 중국 전체 GDP 중 44%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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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조업이 주춤하는 사이 청두 지역에 뿌리를 내린 ‘하이테크 클러스터’는 외려 각광 받고 있다. 교통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데다 20~40대의 젊은 노동력이 밀집해 있는 것이 청두의 장점이다. 덕분에 세계 500대 기업 중 245개 기업이 이곳에 진출해 있다. 모토로라·노키아 등 통신 관련 기업과 함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기존 제조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IT 기술력의 중심까지 넘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여기서 나온다. 폭발적인 인구 수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중국도 전 세계를 강타한 인구 감소의 역풍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 등 다른 아시아권 나라에 비해 감소폭이 적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 인구는 13억 5000여 명으로 여전히 세계 1위다. 맥킨지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국 인구의 4%에 불과했던 중산층 규모는 2022년에 7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시화와 임금 상승 등으로 구매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산층을 바탕으로 소비가 늘면 내수 거래 활성화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도 중국호의 순항을 이끌 주요 변수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이 실시한 2015년 영향력 있는 리더십 조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1위를 차지하며 주목 받았다. 판단력과 추진력이 주요 동력이라는 평가다. 권력을 지나치게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떠오르고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시 주석만의 추진력이라는 평가도 빠지지 않는다. 지리적으로 우세하게 형성된 하드웨어, 밀집한 노동 인구와 리더십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조화를 이루면 현재 처해 있는 난제도 극복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브릿지경제 =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