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감독 쇄신…금융권 "실천이 우선"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2-10 18:41 수정일 2015-02-10 19:14 발행일 2015-02-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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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에 대한 관행적 종합검사를 2017년 이후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금융권은 일단 금융회사에 믿고 맡긴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공염불이 안되도록 실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금감원은 금융회사 경영에 일일이 개입하는 것을 지양하고 관행적인 종합검사를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의 금융감독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관계자들은 “그동안 종합검사 시행 때마다 요구되는 자료가 많아 해당 부서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시간적, 비용적 소모가 발생했는데 이점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하던 검사를 금융권에 이관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방향 발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감독 쇄신 및 운영방향을 발표하고 있다.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일단 환영하지만, 실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합)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사는 원래 인력 등 내부검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종합검사가 폐지 되도 큰 문제가 없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중·소형사는 인력 등 시스템 부족으로 금융당국의 종합검사를 통해 문제를 발견 및 개선해왔기 때문에 자체 검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감독체계 쇄신과 함께 금융사의 경영 자율성 및 관행 개선과 관련, 배당과 이자율, 수수료, 증자, 신상품 출시에 대해 국제적인 기준을 고려한 최소한의 준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배당은 바젤 등 국제기준이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을 반영해 국제적 기준에 맞도록 지도하겠다”며 “금리와 수수료도 배당처럼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사의 경영 자율성 존중 방침이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실행될지가 관건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감독 쇄신방안은 변화가 있을 때마다 나오는데 이보다는 실천이 우선돼야 한다”며 “국제기준 도입 등 새로운 개선방안에 대한 금융당국의 교육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기본적으로 배당 재원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는 주주환원정책에 의해서 여력이 되면 배당을 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 가이드라인을 고민한다는 자체는 금융회사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보험업계는 국제적 기준이 국내에 적용되면 금융권이 긴장하거나 압력으로 느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국제적 기준이 국내에 어떤 프로세스로 적용되느냐에 따라 금융권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배당, 수수료 등과 관련해 금융권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소비자나 금융 당국의 인식의 전환돼야 자율적으로 금융권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