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차량 경매 급증… 사상 첫 1만건 돌파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2-10 16:10 수정일 2015-02-10 16:57 발행일 2015-02-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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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인한 가계의 곤란이 차량 경매시장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경매 시장에 차량을 내놓는 사람들이 늘면서 법원 차량 경매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1만건을 돌파한 것이다.

10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지난해 전국의 차량 경매 물건이 1만104건에 달해 사상 최대치였던 전년(5376건)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11월에 (1877건), 12월(2437건) 등으로 폭발적으로 늘면서 연간 건수가 전년보다 무려 2배나 증가한 것이다. 2010년 3017건, 2011년 3514건, 2012년 3682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차량 경매는 2013년을 거쳐 작년에 이르기까지 해가 갈수록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차량 경매 급증은 최근 경기 상황과 서민들의 궁핍을 오롯이 반영한다. 차량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것은 대개 자동차세, 보험료, 과태료 등 각종 세금을 체납하거나 매달 납부해야 하는 차량 할부금을 내지 못할 때다.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자동차까지 법원 경매로까지 가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만큼 경기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할부금융의 활성화로 목돈이 없어도 쉽게 차량을 살 수 있는 환경도 차량 경매 급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보통은 월간 차량 경매 진행 건수가 500건을 넘기 힘들지만 11월, 12월에 급증한 것은 원금 유예 할부 등으로 구입한 차량이 원금을 갚지 못해 대거 차량 경매시장에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균 응찰자 수도 2010년 4.6명에서 작년 4.8명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0년 48.9%이던 낙찰률은 지난해 41.8%로 7.1%포인트 떨어졌고, 낙찰가율은 같은 기간 87.1%에서 80.5%로 6.6%포인트 하락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