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장만 의존하지마라… 유럽도 잃어버린 10년 올 수도"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2-04 17:48 수정일 2015-02-04 18:31 발행일 2015-0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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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유일한 성장 동력이 돼선 안 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의 나홀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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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백악관에서 미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블룸버그=연합)

미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를 위해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미국이 지난해 경제성장률 2.5%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다른 선진국들보다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세계 경제 성장을 부추겨 온 미국에만 다른 국가들이 의존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 장관은 지난해 주요 20국(G20) 회동에서 내수 촉진이 합의됐으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미국이 좌절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세계 각국 정부가 빠른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루 장관은 “자동차가 한 쪽 바퀴에 바람이 빠진 채 달릴 경우 다른 쪽 바퀴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어느 한 국가만 성장을 거듭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루 장관은 유럽의 장기침체 위험을 경고했다.

지난해 루 장관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국제문제협의회(WAC) 연설에서 유럽이 견고한 성장세를 회복하는 데 실패하고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유럽은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수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 회복을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QE) 조치를 취했으나 성장세를 회복시키는 데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비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실제로 10여년 만에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과 함께 공개된 최신 경제 전망에서 백악관은 미국 내 실업률이 2016년 말까지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치다.

백악관은 2015년과 2016년 미국 경제성장률로 3%를 예상했다. 2004년과 2005년 이후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다.

한편 루 장관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 얼마 동안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이미 관료들 사이에선 해외 수요 부진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조만간 축소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 정책의 변동요인에 ‘국제 경제 상황’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문구를 추가한 것은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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