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항만 6개월째 물류적체…한인 수출입업자 피해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2-02 19:40 수정일 2015-02-03 08:57 발행일 2015-02-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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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지역의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항의 ‘물류대란’이 6개월째 장기화되면서 현지 한인 수출입업자들의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물류업, 제조업, 농식품 등 대미 수출과 관련된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자 한인 사회도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부항만의 물류대란은 지난해 6월 말 계약이 종료된 노조가 사측과 근로조건 협상 등을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산된 데에는 노사 협상 파행뿐 아니라 컨테이너 운송에 필요한 트레일러 부족, 트럭 운전사 분쟁, 선박 대형화에 따른 물동량 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 대란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노조뿐 아니라 사측도 정부에 중재를 요청해 지난달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잠정 합의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박인환 한국무역협회 물류협력실 실장은 “현재 사측에서 부두를 닫겠다는 위협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타결되더라도 적체 현상이 해소되려면 한두 달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적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연안 화물선에 실린 채 하역 작업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화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인 수출입업자들의 경제적 손실 역시 커지고 있다. 물류업은 물론 농식품, 의류와 소매, 이삿짐 등 각종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 물류대란으로 타격을 입은 수출입업체들의 신고를 받고 있는 코트라(KOTRA)의 이병탁 선진시장팀 대리는 “미국과의 수출입에 관련된 대부분의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전시를 하기로 했던 업체들도 전시 일정까지 물건이 오지 않아 구제품으로 전시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LA총영사관은 코트라 LA무역관·LA해외한인무역협회·미주한인물류협회 등 유관단체와 함께 오는 4일 LA 시내 한 호텔에서 ‘항만물류 지체 대응전략 세미나’를 열고 대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물류적체로 말미암은 피해를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한인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항만 물류적체 원인과 실태 등 현 상황을 진단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향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