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취약 사물인터넷 '해커 천국' 우려… '사이버 보안' 초비상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2-02 17:36 수정일 2015-02-02 19:07 발행일 2015-02-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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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폭증하고 있지만 관련 사이버 보안 문제도 심각한 수위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세계적인 보안업체의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 그동안 산발적인 지적만 일어왔던 사물인터넷의 보안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포브스는 IoT로 인한 사이버 보안 문제가 정부를 비롯해 기업, 가정 등에서 쉽게 생각해서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IoT 보안 문제를 세계적인 경제 권위지가 전면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o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모든 정보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가전제품, 헬스케어,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IoT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IoT 발달로 앞으로는 사람의 도움 없이도 사물끼리 정보를 주고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진화된 인터넷 시대가 올 전망이다.

미리 입력된 정보대로 자동차가 필요한 시간에 맞춰 자신이 있는 곳에 도착하고 집과 회사의 기기들이 사람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미래형 인터넷 세상이 도래한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으로 IoT 시장은 연평균 26.2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IT 리서치기관인 가트너는 최근 세계 IoT 시장이 2013년 2000억 달러(약 220조원)에서 2020년 1조 달러(약 1100조원)의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만큼 해킹 당할 위험도 비례해서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세계 1위 정보 보안업체 시만텍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IoT의 확산으로 개인의 위치정보, 로그인 정보 등 실생활과 밀접한 개인 정보의 해킹이 훨씬 더 쉬워진 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도 미래의 새로운 주거 형태를 구현할 유비쿼터스 홈네트워킹 서비스가 수많은 개인 정보들을 전 세계에 알 수 없는 곳에 뿌릴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포브스는 IoT 관련 보안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IoT 핵심 기술 발전속도를 보안 시스템이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 보안전문업체 버그크라우드 케이시 엘리스 최고경영자는 현재 사물인터넷의 가장 큰 위험은 IoT 기기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IoT 관련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기기들은 그 자체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내장돼 보안에 취약한 형태를 띠고 있다”며 “사물인터넷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독점적이고 보안이 철저한 소프트웨어를 따로 쓰지 못하는 것은 관련 보안기술이 아직까지 상용화돼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oT의 기능 자체에도 보안에 대한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엘리스는 “현재까지 개발된 기기들은 주로 문 잠그기, 화재 경보, 콘센트 전원 차단 등 가정이나 회사 네트워크 서비스에 관련된 것이 많다”며 “CCTV 등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기기들도 사물인터넷과 연결되면서 해커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포브스는 스마트 온도 측정계나 냉장고 등은 해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IoT 기술 자체가 아직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그릇된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인터넷에 잠입해 정보를 빼내거나 추적할 수 있는 다양한 해킹 경로 또한 생겨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IoT 보안 솔루션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정부, 기업, 가정 등에서 기술 사용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이용자들의 보안 의식 강화 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보안 전문업체의 주기적인 안전 점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 보안 전문 업체 인가디언스의 보안전문가 돈 베버는 “사용자들과 IT 부서들은 보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췄거나 책임 의식이 있는 IoT 업체들을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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