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보안 방향은… 냉장고와 TV사이 비밀번호를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5-02-02 16:01 수정일 2015-02-02 18:52 발행일 2015-02-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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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류의 삶에서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이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외국 시장조사업체들은 물론 국내 연구기관들도 향후 사물인터넷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정부는 사물인터넷 산업이 국내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발생할 각종 ‘보안 문제’와 관련된 지적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사물인터넷의 보안 문제에 대해 꼬집으면서 국내도 사물인터넷 관련 보안 위협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간의 삶과 밀접한 각종 사물들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만큼 해킹 등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냉장고와 TV가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사물인터넷인데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하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해커가 침투할 가능성이 생긴다”며 “해킹을 피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걸어놓지만 아직 국내 기술로는 냉장고와 TV 사이에 패스워드를 설정할 수 없는 등 다른 나라보다 취약한 보안 수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물인터넷 관련 기기를 처음 만들 때부터 보안 요구 사항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많은 기기들이 사람들의 일상생활로 들어오면서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고 사물인터넷 환경 속에서는 간단한 센서나 경량화된 기기들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보안 솔루션으로는 취약성을 메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동희 한국인터넷진흥원 IoT 보안산업팀 선임은 “소형화된 기기들의 보안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기 설계 단계부터 보안 솔루션을 탑재하는 방법과 함께 네트워크 부문은 경량화된 통신 인증이나 암호화 방식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적용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은 플랫폼의 경우 디바이스가 워낙 많아 데이터도 대용량 처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집단에서는 빅데이터 서비스나 클라우드 기술들을 활용할 텐데 이때 데이터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증 제도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컴퓨터 보안의 경우 각종 인증 제도와 보안 프로그램이 많지만 사물인터넷은 제도나 법률, 인증 제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황원식 산업연구원 미래산업팀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 쪽으로 법이 치우쳐 있어 사물인터넷 관련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또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관성 있게 감시하고 보안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며 “사물인터넷 시대에 보안에 구멍이 뚫릴 경우 사회 전체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사법권과 행정권까지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 타워의 신설도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