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한 시장 찾는 스타트업… 대기업들, 이젠 상생 파트너로 인식"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2-01 13:47 수정일 2015-02-01 16:49 발행일 2015-02-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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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철 SK플래닛 상생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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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혁신센터 센터장 모습(사진=이혜미 기자)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영역을 인정하고 그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협업을 시작했다. 스타트업을 상생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제휴를 맺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반 성장을 통해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키워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SK플래닛 상생혁신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모진철 센터장의 말이다. 모 센터장은 과거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스타트업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스타트업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함께 커갈 수 있는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대기업들이 생각하지 못했거나 등한시 했던 부분에서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도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 스타트업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애플, 구글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기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거나 인수해 함께 커나가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도 서로의 영역과 특성을 인정하면서 각자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SK플래닛 역시 마찬가지다. 모 센터장은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 사업이 단순히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차원에서 끝난다면 스타트업도 오래가지 못하고 SK플래닛 역시 장기적으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한다. 모 센터장은 SK플래닛의 스타트업 지원, 육성 사업에 대해 ‘상생을 통한 성장’을 강조했다. “SK플래닛은 투자 중심이 아니라 기술 지원과 사업 발굴의 방향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가 가지지 못한 분야의 서비스 확대도 가능하다. 좋은 스타트업들을 많이 지원하고 육성함으로써 모바일 시스템 자체도 발전하고 우리 플랫폼도 커질 수 있기에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모 센터장은 상생혁신센터가 지난 4년간 개발자를 육성하는 최초의 기관인 T아카데미를 통해 전문가들 양산했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제 투자 유치를 받아 성장하기 시작하는 등 여러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센터의 가장 큰 결실은 스타트업이 기본기를 갖추고 나아갈 수 있는 체계적 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카카오 등은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했다. 한국 사람은 특히 사업으로 성공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같은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사업으로 구조화시키는 데는 많이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부터 기술 지원, 사업화까지의 체계적 과정을 제공하는 센터의 프로그램이 더욱 의미가 있다”

상생혁신센터는 앞으로도 커머스 분야 스타트업의 육성·투자에 주력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발굴부터 멘토링, 그리고 사업화 연계까지 지원해 SK플래닛의 국내 사업뿐 아니라 해외사업과의 연계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과의 상생은 물론 실질적 성과 창출도 도모할 예정이다. “많은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지원을 시작했거나 관심을 갖고 있다. 투자 중심이든 사업 발굴이든 방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스타트업과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도기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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