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질병 때문에 대출 못받을 수도…"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1-27 17:04 수정일 2015-01-27 18:08 발행일 2015-01-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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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 집중기관 설립 논란
은행·보험·카드 관련 협회에 흩어진 신용정보를 통합하는 신용정보 집중기관 설립과 관련된 논란이 수면 아래서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집중될 신용정보에 개인신용과 큰 관련이 없는 보험사의 질병정보가 포함되면 이로 인해 금융기관 대출에 제한을 받게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용정보 집중기관이 전 금융권의 고객정보를 관리하게 될 경우 암이나 상해 등 질병에 걸려 보험금을 받은 이력이 있는 고객들이 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때 제한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각 금융사에서 발생되는 개인 신용정보는 각 금융권 협회에서 각각 관리하고 있다. 금융권 전체의 정보를 공유하거나 호환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해 1월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인해 정부 및 금융당국에서는 각 협회로 분리된 신용정보를 한곳으로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에는 신용정보 집중기관으로 은행연합회를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정보 집중기관을 어디로 하느냐는 문제와 별도로 금융권 정보를 통합하게 되면 고객정보가 내부 직원이나 전산망을 통해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당초 의도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는 보험 고객이 암이나 각종 질병으로 보험금을 받았던 정보가 타 금융권과 공유될 경우 대출을 받으려 해도 제한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 금융권의 고객정보의 서버 및 망을 분리해 관리한다 해도 내부 직원이나 정보보안과 관련된 최고관리권한자에 의해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 역시 금융권의 서버를 분리해도 얼마든지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최상용 카이스트 사이버 보안연구센터 실장은 “지난해 카드개인정보 유출사태 당시에도 내부 직원에 의해 고객정보가 대거 유출된 것처럼 신용정보 집중기관이 생기면 모든 금융권의 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되거나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험 고객의 건강 및 질병정보를 신용정보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금융위는 유권해석을 통해 찬성의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감사원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고객의 질병정보가 신용정보 집중기관 정보에 포함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용정보 집중기관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은 은행연합회와 은행권에서는 각 금융권의 정보 교류 가능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각 금융권의 정보는 서버별로 따로 분리될 계획”이라며 “정보 호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질병 정보가 신용정보에 포함되는 것과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신용정보 집중기관이 설립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2월 정기 국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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