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무기로 저유가 뚫는다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26 16:55 수정일 2015-01-26 16:55 발행일 2015-01-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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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생산용 석유 비중 낮아 부정적 영향 미미
한화그룹
다보스 콩그레스센터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의 모습(사진제공=한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유가’를 이길 수 있을까?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저유가 시대에 직면했다. 보통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화석에너지 사용이 늘어나 신재생에너지의 경쟁력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수요로 인해 유가가 미치는 영향력이 적어졌다는 설명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기존 시각처럼 저유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신재생에너지”라며 올해 태양광 산업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한화, OCI, 신성솔라에너지 등의 업체는 태양광 수요는 한번도 줄어든 적이 없었다며 올해부터를 회복 또는 성장의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는 최근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경제전문 케이블 채널 FOX TV와 인터뷰를 갖고 “국제 유가 하락이 태양광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하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을 찾지 않고 가격이 싼 석유를 사용해 태양광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전력 생산용으로 사용되는 석유 비중이 매우 낮다”며 “미국 내에서 태양광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과거와 달리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미치는 ‘유가’의 영향력이 적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재생에너지의 미래 가치, 기술 발전과 경제성 향상,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요소로 인해 주요국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규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이러한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신재생에너지가 성장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는 세계 주요국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이나 중국, 일본, 유럽 등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면에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개발도상국의 신재생에너지 수요나 투자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주요 수요국에 끼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원용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 본부장은 “석탄화학에 대한 대체 에너지로만 생각했던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저유가로 인해 영향은 받을 수 있겠지만 큰 흐름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유가를 이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