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싸고 유로존과 갈등 불가피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1-25 15:58 수정일 2015-01-25 17:24 발행일 2015-01-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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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총선 급진좌파 '시리자' 승리 유력
GREECE-VOTE-COMMUNISTS <YONHAP NO-0768> (AFP)

25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조기 총선에서 급진 좌파연합인 시리자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25일(현지시간) “총선 전 마지막 여론에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지지율 1위를 지켜 승리를 예고했다”면서 “주요 쟁점은 ‘그렉시트(Grexit)’가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구제금융을 해준 기관들과 그리스가 긴축조건을 놓고 어떤 협상을 벌일지다”라고 보도했다.

선거운동 초기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과 독일 등 주요 채권국은 “시리자가 집권하면 그렉시트가 우려된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반해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는 “유로존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권이 유력한 시리자는 앞으로 그리스의 국가 채무탕감과 긴축정책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유로존에 갈등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EU(유럽연합)는 지금까지 그리스에 2400억유로(약 294조7000억원)를 빌려주는 대신 긴축 재정을 요구했다. 시리자는 긴축 재정 철폐를 주장해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왔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는 “침체에 빠진 그리스 경제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긴축 재정 철폐가 필수”라며 23일 막판 선거 유세에서도 “국가적 수모를 끝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EU)의 명령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시리자가 승리하더라도 단독으로 과반의석(전체 300석 가운데 최소 151석)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수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총선 직후 15일 이내에 연정을 구성해 과반수 이상 표결로 신임 총리가 선출된다.

콘스탄티노스 주줄라스 악시아벤처스그룹 분석가는 “시리자가 승리할 것이 기정사실화됐다”며 “이제는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느냐가 최대의 관심거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 은행에서는 지난 19일부터 3일 동안 45억유로(약 5조5000억원)가 빠져나가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그리스 국제경제관계연구소 하라람보스 차르다니디스 소장은 “지난해 말부터 예금 인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로존 탈퇴 위험이 컸던 2012년과 비교 했을 때보다는 덜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