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펴는 태양광업계, ‘불황’ 끝 ‘회복’ 시작?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23 15:57 수정일 2015-01-24 13:45 발행일 2015-01-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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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콩그레스센터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의 모습(사진제공=한화그룹)

태양광, 올해는 일어설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불황기를 거쳐온 태양광 업계의 판도가 최근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회복기로 판단한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태양광 수요의 꾸준한 증가, 미국의 중국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등으로 올해 태양광 사업이 불황을 끝내고 반전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격 하락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장기적 침체를 겪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적자 상태를 지속하거나 문을 닫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2014년까지를 태양광 산업이 겪어야만 하는 성장통이자 기반을 닦아온 시기로 판단하고 올해부터는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장기적 침체를 겪으면서 중국과 미국 등 다수 업체의 페업으로 공급 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미국이 최근 중국의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반사이익까지 기대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태양광 산업의 대표 기업인 한화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을 통해 태양광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한화는 한화케미칼을 통해 폴리실리콘 생산을 현재 연산 1만t에서 하반기 1만5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한화솔라원은 올해 충북 음성에 230MW수준의 태양광모듈 제조사업장을 신설한다. 한화가 국내에 태양광모듈 제조시설을 두는 것은 처음이다. 또한 중국에서도 셀과 모듈을 각각 1.75GW, 2.3GW까지 추가적으로 늘리는 증설작업을 진행 중이다.

OCI역시 폴리실리콘의 생산규모를 연산 4만2000t에서 1만t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OCI는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생산량 3위 업체이다. 또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를 통한 북미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션솔라에너지는 지난해 100MW 규모의 태양광 패널 라인을 증설한데 이어 올해에도 100MW를 늘릴 계획이다. OCI는 현재 2016년 말 완공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에 400MW 규모의 알라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중이기도 하다.

신성솔라에너지 역시 지난해 말 140억원을 투자해 충북 증평의 태양전지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최근 3년간 태양광 업황 불황으로 적자를 이어온 상황에서 태양광 시장의 호황기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신성솔라에너지의 태양전지 연간 생산량은 기존 350MW에서 420MW로 증가하게 된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태양광 산업이 지난해 49GW에서 올해 58GW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태양광 시장의 전망이 낙관적인 편이고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올해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산 반덤핑 조치에 대해서도 “우리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 연산 80MW 규모의 고효율 N타입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증설해 생산량을 기존 420MW에서 520MW까지 늘린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에도 생산량을 늘려 대체에너지 수요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상진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융합소재연구센터장은 “유럽 수요 중심에서 일본, 미국 등으로 시장의 수요가 넓어졌다는 점과 미국이 중국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은 호재”라며 “기업들이 올해부터를 회복기로 보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센터장은 “기업들의 증산 계획 등은 긍정적인 신호로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태양광 산업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태양광 산업의 전망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가 계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올해 태양광 업황이 좋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저유가 기조에서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것이 신재생에너지”라면서 “올해 증설과 관련해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