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총재 "올 경제성장률 3.4% 하향… 지난해 4분기 영향"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1-15 16:19 수정일 2015-01-15 16:59 발행일 2015-01-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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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2.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연 2.00%의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흐름에 비춰봤을 때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3.9%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2.4%에서 1.9%로 낮췄다.

이주열 총재는 “세수 부진에 따른 정부 지출 축소, 단통법 시행 등 이례적인 요인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낮아지며 금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 본회의 주재하는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 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다(연합)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최근 경기 동향중 4분기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내수 중 어떤 부분이 취약한가.-소비나 투자 각 부분이 만족할 만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아무래도 소비부분이 취약하다. 부진한 이유는 소득 증가세가 뚜렷하지 못하고 가계 부채가 높은 수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가계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는 쪽에서 소득으로 선순환이 어어지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취약한 소비를 살릴 수 있는 중요한 고리라고 본다.▲환율 동향이 한국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환율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지만 원·엔 환율 수준은 조금 유념해 보고 있다. 최근 조금 주춤했지만 앞으로 원·엔 환율 변동이 어떻게 진전될지 유의하고 있다.▲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부동산 경기는 소비심리와 직접적 소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팩터다. 가계의 자산이 상당부분 부동산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그렇다. 부동산 규제가 많이 완화됐고 부동산 관련 법안, 소위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금년에는 부동산 경기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물가목표치가 낮아진다면 기준금리 수준 자체가 낮아지는 것인가.-물가정책은 중장기 정책인데 반해 통화정책은 물가든 생산이든 단기적인 변동에 대응하는 정책이다. 시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물가안정 목표와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곧바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 ▲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 하방리스크 높은 거 아닌가.-구조개혁이라는 것은 내재돼 있는 비합리적, 비능률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구조개혁이 경기둔화를 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기시의 구조조정은 경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규제개혁은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변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현재 2% 금리 수준이 국내 경제 성장세를 지원하기 충분하다고 판단하나.- 지난해 10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정했는데 이후 여건이 많이 변했다. 대표적인 것이 유가 급락이다. 다른 기관 등에서 종전 전망치보다 낮게 나온 주된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이례적인 요인의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전기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3.9%로 전망했는데 이후 지표를 보니 0.4%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회복 속도를 나타내는 분기대비로 보면 올해 성장률이 분기대비 1%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경기 흐름을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한다.▲저물가일때 환율 절상을 제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환율 수준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최근 저물가 현상은 명백히 저유가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 정도만 말씀 드리겠다.▲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어떤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나.- 석유화학이나 정유업종은 유가하락으로 인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유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수입국이다. 유가하락은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명백하다. 성장률 측면에선 가계실질 소득 높이고, 기업입장에서는 생산코스트를 낮춘다.▲물가에서는 생산 물가 수입물가 모두 마이너스됐다. 물가 하향조정 여지가 더 있나.-올해도 중요한 변수가 유가와 농산물 가격과 공공요금이다. 공공요금은 유가와 많은 연관돼 결국은 유가 동향을 의미한다. 유가를 에너지 전문기관의 전망치를 종합을 해서 나름 가능성 높다는 추세를 반영했다. 유가는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게 유가 방향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급요인에 의해 경제적요인까지 가세해서 유가가 움직이다 보니 예측 어려운데 물론 상하방 리스크가 있는데 무엇이 더 크다고 말하긴 어렵다.▲3년물 국고채금리가 2% 밑으로 떨어져 사상최저를 기록하는 현상에 대해서 정책부담을 느끼지 않는가.-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 게 주된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한때는 2% 밑으로 떨어졌다. 금리를 결정할 때 성장 물가, 금융안정까지 고려해서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저성장 저물가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도 제로금리의 양적완화 가능한가.-선진국과는 다르다고 본다. 기축통화국이 아니기에 제로금리는 상정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올해는 1%대씩 성장률이 좋아질 거라고 했는데 어떤 배경이 있나.- 글로벌 경기가 금년에 좀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세월호 참사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게 사실이다. 연간 전체로 봤을 때 매분기별 성장률이 0.7%에 그쳤다. 올해는 그보다는 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최근 가계부채 급증은 어떻게 보나.-가계부채는 늘 반복하는 말이지만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가 소득 증가율을 웃돌아서 증가해 왔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굉장히 위험한 수준에 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 가계부채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