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대 종합상사, 올해는 변한다!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13 16:36 수정일 2015-01-13 16:42 발행일 2015-01-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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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사이에서 종합상사의 인기를 높인 주역, 드라마 ‘미생’에는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이 중국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낮은 마진률에 대해 갈등하는 부분이 나온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원래 5%였던 마진을 꽌시(관계라는 뜻의 중국어)를 반영해서 3%로 줄였다”던가 “0.5%짜리 사업도 많다”는 등의 대화를 나눈다. 현실의 종합상사들도 바로 이 영업이익률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종합상사 업계는 5년째 1%대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종합상사들은 ‘변화’, ‘위기’, ‘창출’을 외치며 올해는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종합상사들은 사업구조 개편, 신사업 결실, M&A 등의 작업을 통해 변화하거나 결실을 맺는 해로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수년째 계속되는 불황 속에서 본업인 트레이딩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물류업이나 렌터카 사업 등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을 계속해왔다. 오랜 경기 침체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상사 업계의 CEO들은 업계 위기를 인정하며 전략은 다르지만 혁신적인 변화와 도약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 대우인터, 6대 신사업 통해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할 것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전병일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상사에게는 변화 없는 세상이 가장 큰 위기”라며 “지금이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9월 전략토론회에서 미래에 집중해야 할 6대 전략사업을 선정해 기존 트레이딩 위주의 ‘종합상사’에서 ‘종합사업회사’로의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올해도 석유·가스, 광물, IPP·인프라, 식량, 자동차부품, 에너지강재 등 6개 사업 분야의 지속적인 육성을 통해 수익구조의 균형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미얀마 가스전 일일 생산량을 2억입방피트에서 5억 입방피트로 늘려온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미얀마 가스전 생산과 함께 국내 대륙붕 6-1 남부광구 내 위치한 가스전 후보지역에서 탐사시추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는 26일 대우인터내셔널은 송도 국제도시로 사옥을 옮긴다. 전 사장은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중요한 해”라면서 “창립이래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목표로 하자”고 밝혔다.

◇ LG상사, 지난해 내실 다져…올해는 실질적인 창출에 집중
송치호 LG상사 대표
송치호 LG상사 대표.

송치호 LG상사 대표는 올해 시무식에서 “남은 것은 투철한 의지와 철저한 실행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업 기반 구축과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창출에 철저히 집중하자는 의미다. LG상사는 올해 자원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프로젝트 사업 및 산업재 사업의 인프라구축을 사업 방향으로 설정했다. 자원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에 대한 변동성을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 관계자는 “자원사업에서는 광산, 광구 등 기존자산에 대한 운영 효율성을 높여나가고 신규투자를 꾸준히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사업경험이 풍부한 중국내 신규 광산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남미와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석유 개발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석탄 발전소 및 물류 인프라 투자를 통한 판매기반 강화와 함께 알제리, 미얀마를 신규 전략 국가로 선정하고 프로젝트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LG상사는 올해 초 범한판토스 인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인수로 LG상사는 물류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 시장 대응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해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신년사에서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트레이딩과 유통 관리 역량을 발전시켜 소비재 중심, 고객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 마케팅 회사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올해 SK네트웍스는 가능성이 확인된 소비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상사, 정보통신과 에너지 마케팅 사업, 호텔 사업 등 기존 사업의 체질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성장 기반을 마련한 렌터카 사업에 집중하면서 정비, ERS 사업 등 스피드메이트 사업과의 시너지 극대화 및 연관 서비스 발굴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지난해 하반기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이 남아있지만 KT렌탈 인수에 성공할 경우 고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현대종합상사는 트레이딩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와 저유가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만큼 기존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높여갈 계획이다. 또한 중남미,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을 올해 주요 전략시장으로 선정하고 EPC 프로젝트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화학, 철강 등 트레이딩은 물론 캐나다 온타리오주 신재생 에너지 사업,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사업 등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사업을 중심으로 성과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효성 무역PG는 일본, 중남미, 동남아 지역 등 기존 시장에서 서남아, 동유럽 지역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