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소행? 美국방부 해킹 주장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1-13 14:14 수정일 2015-01-13 17:40 발행일 2015-01-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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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IS조직원 美군부대 위치, 北·中 병력배치 등 기밀자료 美 중부사령부 트위터에 올려
미 국방부 "IS와 관련없어 보안검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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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당한 미국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CENTCOM)

“미군들이여 우리가 가고 있다. 등 뒤를 조심해라”,“사랑한다, 이슬람국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 국가(IS)’ 조직원을 자칭한 해커가 미군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CENTCOM)에 게재한 글이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은 자칭 IS 해커가 1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펜타곤) 네트워크에서 빼냈다고 주장하는 다량의 기밀자료를 미군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 및 온라인에 게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현재 미국 국방부는 해킹당한 트위터 계정을 일단 정지시킨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자칭 IS 해커는 자신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슬람 성전(지하드)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커들은 자신들이 IS의 조직원이며 ‘사이버 칼리프(이슬람 제국 최고 통치자)’라고 강조했다.

해커가 인터넷에 공개한 자료에는 미군 퇴역 장성 명단, 미군 부대 위치 등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북한과 중국 내 군사 병력 배치에 대한 정보와 ‘전쟁 시나리오’로 보이는 자료도 포함됐다.

자칭 IS 해커는 미 중부사령부의 유튜브 계정에 ‘전쟁의 불꽃’과 ‘진실의 병사들이여 전진하라’는 제목의 IS 관련 영상 2건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들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죽이는 동안 우리는 너희의 네트워크와 개인 디바이스에 침입했으며 너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해커들이 실제 IS와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IS 조직원들이 ISIS라는 약자를 쓰지 않는 만큼 해커들이 IS와 실질적인 연관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스티브 워렌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온라인에서 일어난 못된 사이버장난(cyberprank)과 다를 바 없다”며 “군 작전을 저해할 만큼 심각한 사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나단 마커스 BBC 국방 전문 애널리스트는 “귀찮은 일이 발생했다”며 “미 국방부 전산망과 관련 트위터 계정 등에 보안상 근본적인 취약점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해킹 발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취약한 패스워드를 추측해 해커들이 침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이 해킹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가 실제로 군에서 유출된 것인지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국방부 소속 관리들은 해커가 공개한 내용 중에 보안상 위협이 될 만한 기밀자료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비밀경호국이 현재의 난관을 풀어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