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회비 100만원' VVIP카드 딜레마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1-11 13:44 수정일 2015-01-11 18:09 발행일 2015-01-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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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의 5배 달하는 서비스 제공·카드대출 이용 적어
카드사,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맹점 관계우위 등 장점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가입신청은 고객에 의해 이뤄지지만 선택받은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다. 이른바 VVIP(Very Very Important People)카드는 상위 1%라는 소수 고객에게만 발급한다. VVIP카드 연회비는 보통 100만~2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카드사가 연회비와 신용판매 수수료로 얻는 이득보다 고객이 카드사로부터 받는 혜택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VVIP카드 사업에 매년 많게는 10억원 넘게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프리미엄 고객 유치의 혈안이 돼있다. VVIP카드는 고객들에게 자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카드사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브랜드전략 차원에서 일종의 투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우리카드가 새로 선보인 ‘로얄블루’ 시리즈 카드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연회비 100만원인 ‘로얄블루1000’은 항공권과 국내외 호텔 무료숙박은 물론 연간 사용 실적별로 60만~200만원 상당의 항공권 및 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다.

로얄블루카드
우리카드 로얄블루 카드

VVIP카드의 수익구조가 적자인 이유는 무료 항공권, 특급호텔 숙박권, 명품 구입권 제공 등 많게는 연회비의 다섯배에 달하는 부가서비스를 제공되기 때문이다. 또 VVIP카드 고객들이 카드사에 돈이 되는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전업카드사들의 VVIP카드 총 이용실적 5779억6600만원 중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1046억5200만원으로 18.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VVIP 고객 유치 경쟁을 하는 것은 일종의 투자로 풀이된다. VVIP카드 고객은 이용금액은 높고 연체율은 낮기 때문에 신용카드사에 중요 고객군이 될 수밖에 없고 카드사는 VVIP고객의 통 큰 씀씀이가 주요 가맹점과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대부분의 카드사가 손익균형을 맞추기 위해 VVIP카드 혜택을 축소하는 추세”라면서도 “VIP고객을 많이 유치한 카드사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돼 카드사들이 포기하기 힘든 상품”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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