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잉 시대… 스마트 대신 '로우 테크'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1-07 15:01 수정일 2015-01-07 19:09 발행일 2015-01-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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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머치 테크놀로지(Too Much Technology·필요 이상의 기술)”.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시대가 지고 저비용·고효율의 ‘로우 테크놀로지(low technology)’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전망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CES2015)를 통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오래된 기술이 주는 신선함 ‘로우 테크’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첨단 과학 기술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애플 워치’라는 스마트 기기 하나로 수백만가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시대가 왔으나 결국은 더 복잡한 세상의 문을 연 셈”이라며 “이른바 ‘덜 똑똑한 기술(dumb tech)’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술혁신을 통해 IT업계의 신화를 만든 애플은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들을 해결하려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신문은 비꼬았다.

반면 “핀란드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는 가격 29달러(약 3만1900원)의 초저가 ‘로우 테크’ 폰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주고 있다”고 신문은 주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디아이스그룹이 출시한 ‘노키아 215’는 스마트폰과 2G폰의 중간단계 정도인 ‘로우 테크’ 폰이다. 스마트폰 이용이 복잡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개발됐다. 이 정도 기술 수준의 스마트폰으로도 이용에 별 불편함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이탈리아 커피머신 ‘라스파지알레’가 아닌 몇만원에 불과한 ‘에어로프레스’를 구매하는 이유는 반드시 가격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신문은 또 “굳이 ‘망가진 터미네이터’처럼 보이는 복잡하고 몇 백배 더 비싼 커피 기계를 구입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시장조사 업체 닐슨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미국 음악시장에서 LP가 본격적으로 부활했다고 전했다. LP 판매량은 전년보다 무려 52% 증가했다. “사람들이 무조건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익숙한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