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국내 투자액 61조 '고용 숨통'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06 19:16 수정일 2015-01-06 19:16 발행일 2015-01-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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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6일 밝힌 8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대기업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현대차가 이날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액 중 4분의 3이 국내에서 집행됨에 따라 국가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듯 다른 기업들도 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등의 명분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총수가 영어의 몸인 SK그룹, CJ그룹과 제2롯데월드로 인해 곱지 않은 여론에 직면한 롯데그룹, ‘땅콩회항’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진그룹 등은 투자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총수 사면에 대한 우호적 여론 조성과 추진사업을 별 탈 없이 이어가기 위해 상당 규모의 투자카드를 정부 측에 제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018년까지 집행할 총 투자액을 기간으로 나누면 연평균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통해 친환경자동차와 스마트자동차 등 미래차 관련 핵심기술을 집중 확보함으로써 업계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생각이다.

◇ 한전부지 논란 잠재우고 국가경제 기여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이같이 예상치 못했던 투자 규모를 발표한 데에는 한전부지 인수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고 국내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으로서 기업투자 확대, 경제활성화 등의 노력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투자의 76%를 국내에 집중시켜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및 일자리의 해외 전이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생각도 엿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 전체 투자 계획의 76%에 달하는 61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생산·판매체제 강화를 위한 핵심부품 공장 신·증설 및 IT 강화 등 기반시설 투자, 보완투자, GBC 건설 등 시설투자에 34조4000억원, 제품 및 기술개발 등 R&D에 26조8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멕시코,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와 중국 서부 충칭시 등 적극적인 해외공장 신증설의 모습을 보였다. 물론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가 가속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로 전이되는 부분에 대한 국민의 아쉬움이 따랐던 건 사실이었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 파급효과가 커 직접적인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래차 핵심기술 확보 위한 R&D 강화

현대차그룹은 또 R&D 부문에서 4년간 전체 투자액의 84.8%인 3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우리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R&D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을 투입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전용모델, 수소연료전지차 추가 모델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 기술력 수준을 가늠하는 새로운 척도로 여겨지는 스마트자동차에도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및 차량IT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차량용 반도체 및 자율주행 핵심 부품 등을 개발한다.

현대그룹은 또한 우수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선다. 4년 간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자동차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1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R&D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에 짓기로한 통합 신사옥 건립과정에서도 4225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는 게 그룹측 설명이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