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판 중고차 웃돈 얹혀 매물 나온 거 보고 '새 거래방식 만들자' 결심"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1-04 14:00 수정일 2015-01-04 18:43 발행일 2015-0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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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스타트업 '바이카' 정욱진 대표

“제가 타던 차량 인피니티를 딜러에게 1100만원에 판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차량이 며칠 뒤 중고차 사이트에서 1450만원에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많은 이들에게 견적받기도 힘들었는데 손해까지 보는 기분이었어요. 특히 레이싱 경력에 자동차 동호회 운영자로도 활동했던 저도 이렇게 어려운데, 차를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는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죠.” 

바이카
자동차계의 ‘배달의 민족’을 꿈꾸고 있는 정욱진 대표. 그는 바이카를 통해 자동차를 운전하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바이카 제공)

음악을 전공한 정욱진 대표(40)는 오랜 시간 KBS, KMTV 등의 방송에서 음악감독으로 스펀지, 개그콘서트 등의 프로그램 음악 연출을 담당했다. 그러던 그가 중고차 거래 어플 ‘바이카’를 개발한 것은 중고차를 판매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그는 음악 감독일을 하면서 자동차 딜러 생활을 1년 간 겸했다. 그 후 그는 전국의 딜러들에게 실시간으로 견적을 받아 경쟁입찰로 중고차를 거래하는 바이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작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바이카는 KBS에서 방영 중인 창업 오디션 ‘황금의 펜다곤 시즌2’의 1차 우승으로 유명세를 탔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먼저 앱을 출시한 바이카는 현재 방송 인지도와 함께 독보적인 중고차 딜러 수, 투명한 거래, 안정된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가 바이카 창업에 있어 성공 요인으로 꼽은 것은 아이템과 함께 정부나 기업, 기관으로부터 받았던 지원이었다. 실제로 그가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도 창업과 관련된 행사나 프로그램, 지원 등을 꼼꼼히 확인해 100%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는 창업을 고민하던 때에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사업 아이템이 선정돼 청년창업대출을 받았다.

또 미래창조과학부에서도 개발 비용으로 5000만원을 지원받았고 네이버에서도 스타트업 기업으로 선정돼 서버를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사업 초창기 자금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힘이 됐어요. 게다가 창업에 대한 교육이나 스타트업 대표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받았죠. 이러한 경험들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서 자신의 아이템을 검증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현재의 어플 시장을 ‘왠만한 서비스들은 모두 나온, 과부화된 시장’이지만 ‘아직도 충분히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어플 시장에서 스타트업 창업시 주의할 점 3가지를 강조했다. 첫째로 빠르게 변화하는 IT 및 어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채 개발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최신 정보 습득을 강조했다. 둘째로 정 대표는 “현재 어플 시장이 과부화된 만큼 똑같거나 비슷한 서비스들이 넘쳐난다”고 지적하며 “자신만의 특화된 서비스가 없다면 뛰어들지 말 것”을 권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 역시 초창기에 개발자가 없어 상당히 고충이 많았다면서 시장의 발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창업시 초기 멤버로 개발자를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는 바이카를 통해 자동차를 운전하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동차에 관련된 서비스들은 바이카 어플 하나로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자동차계의 ‘배달의 민족’을 꿈꾸고 있는 거죠.(웃음)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은 크고 있으니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하고 있습니다.” 

바이카는 현재 자신의 차를 팔 때만 어플을 사용할 수 있지만 올해 3월에 출시되는 바이카플러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좋은 가격에 차를 살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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