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밀어준다는 튜닝산업, 내년엔 클까?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2-28 08:57 수정일 2014-12-28 08:57 발행일 2014-12-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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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카 경진대회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1월 21일부터 이틀간 공동 주최한 ‘2014 튜닝카 경진대회’의 모습. (한국자동차튜닝협회 제공)

정부가 규제를 풀고 활성화하기로 한 자동차 튜닝산업, 내년엔 정말 클 수 있을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업계는 정부의 튜닝 산업 육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2014년이 튜닝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규제를 풀기 시작한 원년이었다면 2015년을 튜닝 시장의 활성화가 시작되는 해로 보고 있는 것이다.

27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정부의 튜닝 활성화 정책에 따라 튜닝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대체·튜닝 부품 인증제 도입이다. 대체부품이란 순정품과 성능이나 품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중소기업 제작 부품을 말한다.

그동안은 대체부품 대비 비싼 순정품이 독점 공급되는 등 수리비 상승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품질을 보증함으로써 소비자는 믿고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과 함께 튜닝 부품 시장의 활성화와 관련 중소기업들의 육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5위지만 튜닝시장은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다. 세계 튜닝시장의 규모는 100조원으로서 해외의 경우 튜닝은 이미 자동차 시장의 추세로 자리잡았다. 자동차 전체 시장규모 대비 튜닝시장 규모도 미국은 11%(튜닝시장 35조)이나 한국은 1.6%(튜닝시장 5000억)에 불과해 활성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업계에서도 정부의 복잡한 규제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 중순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동차 튜닝산업 진흥대책’을 발표했다. 

또 후속조치로 입법을 통한 제도개선과 예산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자동차 튜닝시장 규모를 4조 원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튜닝 규제를 완화와 제도적 기반 구축을 통해 튜닝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중소부품과 정비업체 중심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대해 장형성 한국자동차튜닝협회 회장은 “내년 튜닝 시장이 상당히 활성화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정부 역시 국가발전의 큰 틀에서 튜닝산업을 생각을 하고 있고 특히 관련 부처 역시 적극적인 모습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튜닝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이제 막 걸음을 뗀 단계이기 때문에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정부의 정책도 큰틀에서 본다면 환경과 안전을 제외한 나머지 규제들을 완화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영세한 튜닝업체들이 제대로 시장에 뛰어들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손영욱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그린카 PD는 “튜닝시장의 활성화로 시장이 커지는 것은 부품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이다”면서도 “몇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튜닝업체들은 아직도 영세하다. 이들이 튜닝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표준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영세 튜닝업체들을 위한 정책 지원과 관련 기관의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손 PD는 대기업이 튜닝 부품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대기아차가 튜닝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튜닝 시장의 발전은 업계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하는데 이 시장마저도 대기업이 가져간다면 시장 활성화가 어떻게 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튜닝 브랜드 ‘튜익스(TUIX)’와 ‘튜온(TUON)’의 온라인몰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튜닝 산업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규제 완화 정책도 정리되지 못한 채 따로 따로 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올해에도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이대로 간다면 튜닝 산업의 발전은 여전히 멀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튜닝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산업”이라며 “관련 부처들이 튜닝 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먼저 그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