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워"…출국하는 여신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2-22 15:30 수정일 2014-12-22 17:35 발행일 2014-12-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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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익성 떨어지자 규제 덜한 캐피탈 중심 해외로 영업 확대 바람
은행·여신전문금융사 등 국내 금융사가 수익성 악화로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객확보에 나섰다. 특히 금융당국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캐피탈 영업으로 해외 금융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신한카드, 롯데캐피탈, IBK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곳은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자동차라는 동반자에 힘입어 해외 진출에 힘을 얻고 있다.현대캐피탈의 해외실적은 이미 국내를 뛰어넘었다. 현대캐피탈이 직접 운영하는 미국과 중국, 영국 해외법인 자산은 총 25조8000억원으로 국내의 22조원을 넘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캐피탈 미국법인 영업이익은 2623억원으로 1433억원을 달성한 국내 법인의 두 배에 달한다. 이 외에도 현재 법인 설립 후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 독일과 브라질에도 시장파악과 상품개발, 영업망 구성 등이 끝나면 곧 진출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금융당국의 허가를 얻어 법인을 설립했다. 신한은행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리스·할부금융 등의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해외법인 설립은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것이다.

IBK캐피탈은 지난해 여전업계 최초로 신기술금융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IBK캐피탈은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보유 펀드를 이용해 벤처투자 업무를 시작했고 리스업무는 합작법인 설립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캐피탈은 2008년부터 일본 도쿄지점에 진출한 뒤 중국, 인도네시아 순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해 오고 있다.

이들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비교적 인가가 쉬운 캐피탈 영업을 시작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현지 시장에서 카드결제망 등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한 카드에 비해 할부금융 등 캐피탈 업무는 비교적 인가가 손쉬워 첫발을 내딛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에 기반을 둔 현지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현지 금융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현지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자동차금융 등 수익구조가 제한적이라 타 금융권과의 경쟁이 심해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그룹 계열사 위주의 영업이라 현대캐피탈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어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