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금공장서 '염소산가스' 누출

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4-12-10 16:28 수정일 2014-12-10 16:28 발행일 2014-12-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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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도금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10일 낮 12시 23분께 대구시 달서구 갈산동의 도금공장 영남금속에서 차아염소산염(hypochlorite)이 유출됐다.

차아염소산염은 탈색이나 표백에 쓰는 무색 액체로 ‘차염산’, ‘락스’로 불리는 화학물질이다.

도금과정에서 생기는 시안(유독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정화처리하는데 사용된다.

이날 사고로 현장 주변에 있던 김모(28)씨 등 이 공장 근로자와 근처 다른 공장 직원 등 50명이 부상해 인근 대구의료원 등지로 옮겨졌다.

치료를 받는 이들은 차아염소산염에서 생긴 증기를 마셔 호흡곤란이나 통증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독물질이 증기 형태로 유출됐고, 사고 공장에 50~60명의 근로자가 있었던 만큼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구미화학센터의 장비와 인력을 출동시켜 현장에서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10여m 떨어진 인쇄공장의 한 직원(54)은 “사고가 났을 때 구역질이 날 정도로 표백제 냄새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작업을 위해 염소탱크에 주입해야 할 100ℓ가량의 차아염소산염을 황산탱크에 주입하는 바람에 발생했다.

다행히 폭발이나 화재 등 2차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차아염소산은 탱크로리에 실려 공장으로 반입됐고, 유독물관리자가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탱크로리 기사 나모(46)씨가 직접 주입작업을 벌이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보호장구 없이 주입작업을 하던 나씨는 가장 많은 양의 유독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나씨가 직접 차아염소산 주입작업을 한 것이 환경관리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 이 업체 유독물관리책임자 등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사고 수습이 끝나는대로 공장 관계자 등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주변 지역에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알아볼 계획이다.

차아염소산가스는 공기 중 농도가 0.1% 이상이면 인체에 유해하며, 과다흡입하면 점막이나 폐 손상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유독물질이다.

대구=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