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카드사만 웃는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4-12-02 19:09 수정일 2014-12-02 19:09 발행일 2014-12-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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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구입 땐 '제휴할인' 적용 모순

지난달 21일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온라인 서점과 제휴사들의 할인쿠폰 혜택 등이 축소됐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통한 서적 구매 제휴할인은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어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 출판사와 오프라인 서점을 살리기 위해 시행된 도서정가제에 카드사가 수혜 아닌 수혜를 얻고 있는 셈이다.

도서정가제첫날,사라진할인안내문
서울 광화문 대형서점에 도서정가제 시행전(왼쪽사진) 놓여있던 할인안내문이 치워져 있다. (연합)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새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후 서점 제휴카드에 대한 고객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1일 시행에 들어간 새 도서정가제는 모든 서적의 할인율을 10% 이내로 제한하고 추가 혜택이 5%를 못 넘게 한 제도다. 기존 도서시장은 할인경쟁이 과했고 그로 인해 가격에 거품이 심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도서정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출판사와 서점 등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카드사를 통한 제휴 할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제공되고 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서점들은 카드사들과 제휴를 통해 최대 40%까지 청구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가 발급하는 ‘예스24 하나SK카드’는 아이스타일24에서 전품목 대상 40% 할인을 제공하며, 신한카드의 ‘교보문고 sam 신한카드’도 교보문고 결제시 매월 2000원 및 최대 30% 청구할인이 주어진다. 이 같은 할인 혜택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할인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서점 제휴카드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보통 청구할인도 월 1만원 혜택으로 할인이 제한돼 있지만 달리 도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탓에 관련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집계는 안 되지만, 시행 후 도서 관련 카드발급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시행된 도서정가제가 결국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할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서점 및 대형서점에 고객들을 다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도서정가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불합리함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카드사들도 현재는 기존과 동일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차후 혜택 변경이 불가피함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제휴·할인카드 중 일부 카드의 경우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차후 혜택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도서 할인을 받기 위해 제휴카드 발급 문의가 늘고 있지만, 서점과 연계해 제공해 온 혜택중 축소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이점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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