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타임 인력수급 원활·생산성 향상…기업들이 더 만족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11-25 17:37 수정일 2014-11-25 18:49 발행일 2014-11-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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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년' 시간선택제 일자리] ② 시간제일자리 장점<BR>근로자도 재취업 쉬워지고 점진적 퇴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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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도입한 기업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간선택제 도입을 반기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고용률 70%’ 목표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게 근무하며 임금은 근무시간에 비례해 받고, 최저임금·사회보험 등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장받는 일자리를 말한다.

기업들은 고용노동부가 개최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 참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속속 도입 중이다. 삼성, LG, 롯데, SK, 포스코 등은 각 사 별로 400~6000명까지 고용 계획을 밝히고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실시하고 있는 SK텔레콤 관계자는 “상담 서비스직의 경우 피크타임 때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여러가지 면에서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함으로써 여성 근로자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용에 대한 효과를 분석한 조사 결과도 맥을 같이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 72개사를 대상으로 정책의 효과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기업의 75%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활용해 피크타임 인력난 해소,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기업은 25%에 그쳤다.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 기업 10곳 중 7곳이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한 이유로는 ‘피크타임 업무 분산’(50.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장시간 근로 단축(19.4%), 신규 시간제직무 개발(10.7%), 고령층 숙련근로자 활용(8.7%), 여성의 일·가정 양립 지원(6.8%)가 그 뒤를 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기업의 인력운용 효율화 및 생산성 향상과 함께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노사 모두가 윈윈하는 제도”라며 “낮은 여성 고용률과 장시간 근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웃으며 일하는 가게가 있다. 대전에 위치한 제과점 (주)로쏘-성심당이다. 성심당은 오전 업무가 몰리는 시간대에 시간선택제 근로자 23명을 채용했다. 시간선택제로 채용된 근로자들은 일을 다시 할 수 있어서, 전일제 근로자들은 업무 부담이 줄어들어 만족하고 있다. 성심당은 피크타임 때 업무량 분산으로 장시간 근로가 줄어들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직률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 외에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이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고 장년층 근로자가 점진적 퇴직을 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청년층 근로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고 경력관리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기업은 인력수급 능동적 대응 및 탄력근무 가능한 전문직 일자리에 고급인력 확보 등이 기대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근거를 ‘자발성’에 둬야 한다”며 “고용규모가 확대되면 부수적인 효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소비 증가로 연결돼 경기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발적 선택이 아닌 비자발적으로 선택당하는 경우가 많아 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도입 1년' 시간선택제 일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