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도 기능저하 주원인,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찾았다

대구=김장중 기자
입력일 2014-11-19 11:00 수정일 2014-11-19 16:53 발행일 2014-11-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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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스트 남홍길 펠로우 연구팀 조사
췌도 노화 진행 시 인슐린 분비하는 베타세포 기능 저하 없어

디지스트(DGIST, 총장 신성철) 뉴바이올로지전공 남홍길 펠로우(Fellow,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장) 연구팀은 19일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 조절을 담당하는 췌도의 노화와 기능 저하는 췌도 내 혈관 염증 및 섬유화(Fibrosis)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첫 규명했다.

남 연구팀은 그동안 미국, 스웨덴 연구진과 공동으로 췌도의 노화와 기능 저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남홍길 펠로우 연구팀은 또 “췌도의 고유 기능인 혈당 감지와 베타세포의 인슐린 발현 및 분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에 걸린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젊은 쥐의 췌도에 비해 늙은 쥐의 췌도에서 혈관 염증 지표 단백질 유전자들이 높게 나타난 것을 발견했고, 혈관 섬유화 지표인 라미닌 단백질의 함량도 노화된 쥐의 췌도 혈관에 현저하게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늙은 쥐의 노화된 췌도를 당뇨병을 가진 젊은 쥐 홍채에 이식하는 췌도 홍채 이식술을 진행해 이식된 노화 췌도에 새로운 모세혈관이 생성되면서 당뇨병에 걸렸던 젊은 쥐의 혈당 조절 능력이 회복되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는 췌도의 노화가 진행되더라도 인슐린을 만들어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기능은 감소하지 않으나, 췌도 내 혈관의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인슐린이 필요한 조직으로의 전달이 지연돼 신체의 당부하가 증가하고, 혈당 항상성이 파괴돼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음을 뜻한다.

남 연구팀의 규명으로 지금까지 베타세포 증식에 초점을 맞춰 진행돼 온 췌도 노화연구는 췌도 내 혈관의 염증과 섬유화 원인을 밝히고 역노화 유도법을 찾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디지스트 남홍길 펠로우는 “이번 연구는 췌도 노화의 원인과 역노화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췌도 내 혈관의 염증과 섬유화의 원인을 밝혀내고, 예방 및 치료법을 개발한다면 노화형 당뇨병에서 벗어난 건강한 노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과학기술 전문저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남홍길 펠로우 연구팀이 생명체 노화의 공통 원리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밀러의과대 베르그렌(Berggren) 박사,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카이세도(Caisedo) 박사, 디지스트 나노바이오연구부 전원배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대구=김장중 기자 kj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