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부족해도 직무 수행능력 '빵빵'… 'NCS 인재' 현장서 쑥쑥 큰다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4-11-18 18:03 수정일 2014-11-18 19:28 발행일 2014-11-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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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시작된 '국가직무능력표준"…기업·대학 새 인재 양성 위해 도입<BR>기업 참여 유인할 지원책 부족하고 사무·기술직 등 세분화 필요
능력중심사회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NCS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등을 산업 부문·수준별로 표준화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산업현장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현장의 기술변화와 수요를 반영해 단계적으로 개발 및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18일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NCS에 대한 활용효과가 알려지면서 교육계와 기업계의 현장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자제품 부품 및 자동차 부품업체 (주)삼우금형은 2013년부터 사출금형 설계 분야 NCS를 활용한 현장직무 교육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차희주 주임은 “사내교육을 실시하면서 직무 적응기간이 장기화되고 이직률도 높아 이를 관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던 중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NCS를 제안받았다”면서 “실제로 교육 훈련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퇴사율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발빠르게 NCS 도입에 나서고 있다. 백석문화대학교는 대학 졸업 후 취업자의 재교육 비용의 지속적 증가, 이로 인한 산업체의 대학교육 불신 현상을 없애기 위해 NCS 기반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NCS교육지원센터를 구축하고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동강대학교 역시 향후 5년간 총 50억원을 지원받아 NCS에 기반한 특성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산업체 요구에 맞는 인성과 창의력, 전문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경민대학교 NCS 교육 담당자는 “정부의 NCS와 학습모듈 개발에 발맞춰 자체적으로 NCS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각 대학마다 정부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NCS 도입 경쟁과 열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NCS정책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기업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NCS 관련 직무 개발을 담당했던 한 대학 교수는 “NCS 사업은 꾸준히 지속돼야 할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가고 있는 방향과 목표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NCS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호응이 무엇보다 필요한데 아직은 NCS에 대해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NCS를 반영한 채용전형을 실시했던 기업들에게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가 지정한 공공기관 채용형 인턴제 시범기관인 남동발전은 최근 기존의 자격증·외국어 스펙 위주 서류전형을 폐지하고, 직무능력중심의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반영한 채용전형을 실시해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남동발전 인재경영팀 김홍민 차장은 “과거 채용된 인원들이 어학 실력이나 학력이 뛰어나도 현장에 배치됐을 때 업무 적응력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면서 “NCS가 국가적 차원에서 직무를 잘 수행할 사람을 뽑자는 것이어서 남동발전도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초창기라 그런지 직무 세분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면서 “사무직부터 기계, 전기 직군 등 여러 직군이 있는데 해당되는 직무영향평가의 틀이 더 구체적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능력 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박람회’가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다.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NCS 관련 정책 및 운영 현황, 성공 사례 등을 홍보하고, NCS 정책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제고 및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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